영국 FT "현대차·테슬라 경쟁 구도 2010년 애플·삼성 같아"


"현대차·기아 테슬라 맹추격…변화 빨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가 23일(현지시간)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맹추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가파른 성장세를 집중 조명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FT)가 "현대자동차(현대차)와 기아가 테슬라를 맹추격하고 있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양사의 가파른 성장세를 집중 조명했다.

FT는 23일(현지시간) 오피니언 란에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맹추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FT는 "지난 6월, 현대차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호평 트윗이 게재가 될 때만 해도 현대차·기아가 테슬라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 같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의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마치 2010년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경쟁을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판매량 2위를 차지했으며,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점유율 12%를 달성했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14%의 점유율을 기록, 27%를 기록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FT는 "전기차 시장에서 1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테슬라의 강점은 '쿨한' 브랜드 이미지와 급속 충전 인프라와 지속적인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가벼운 조직 구조에 따른 16%라는 높은 영업이익률 등이다"라며 "현대차 주가는 아직 최근의 높은 전기차 판매량 및 이에 따른 실적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나,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지난 7월 공개한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1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이는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 롱 레인지' 모델보다 긴 주행거리다. 아울러 무선업데이트(OTA)를 통한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아이오닉 5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판매 가격에서도 아이오닉 6가 테슬라의 모델 3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테슬라와 현대차의 경쟁 구도가 마치 지난 2010년 삼성이 애플과 스마트폰 경쟁을 시작했을 때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왼쪽)와 기아 EV6. /각사 제공

FT는 테슬라와 현대차의 경쟁 구도와 관련해 "삼성이 애플과 스마트폰 경쟁을 시작했을 때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0년 삼성의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은 6% 미만이었으나, '갤럭시' 시리즈가 출시된 지 불과 2년 만에 삼성전자는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을 역전한 데 이어 3년 만에 애플의 3배까지 성장했다.

한편, FT는 최근 미국 정부가 최근 승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FT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금 혜택 대상 전기차에 테슬라 모델 4개가 모두 포함됐지만, 현대차기아는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최근 배터리 소재 가격 급등 상황과 관련해서는 현대차가 다소 유리할 것"이라며 "원화 약세를 통해 현대차는 급등한 배터리 소재 비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업체를 통한 배터리 수급으로 인해 환율 변동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시장 선전에 대한 글로벌 주요 미디어들의 우호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 미안.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중'이라는 기사를 통해 "테슬라가 여전히 더 많이 팔고 있지만, 현대차·기아의 판매량까지 도달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며 "현대차그룹은 이 일을 몇 달 만에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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