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6544%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부담 커지나


양사 차입금 20조 원 육박 전망…"합병 후 자금조달시 건전성 개선될 것"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이 6500%를 넘으면서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의 A321NEO 항공기 모습. /아시아나항공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6500%를 넘으면서 인수사인 대한항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손실이 지속될 경우, 추가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6544%로, 지난해 말(2411%) 대비 무려 4133.9%p(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로,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를 표준비율이라고 평가하며, 단기채무(1년 이내 상환) 비중이 크지 않다면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본다.

항공산업의 경우 항공기를 리스하는 산업 구조상 일반 기업보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을 감안해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매우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의 부채비율 상승은 자본이 줄고 부채가 늘어난데 따른 결과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의 부채총계는 8350억 원 늘었지만 자본총계는 5210억 원에서 2047억 원으로 약 60% 줄었다.

아시아나는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서 외화환산손실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항공기 리스와 연료비 등은 달러로 지불하게 되는데, 여기서 환차손이 생긴 것이다.

아시아나의 외화환산손실은 올 상반기 416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983억 원)보다 두 배 가량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아시아나의 외화차입금은 4조8664억 원으로, 여기에 부과되는 이자 비용이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아시아나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 합병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결합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6월 말 기준 8조2074억 원에 육박한다. 같은기간 대한항공의 차입금 역시 12조1846억 원임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합산 차입금은 무려 20조 원에 육박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만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노선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재무안정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할 수 있는데, 현재 아시아나 상황에서는 회사채 발행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추이 그래프. /금융감독원 제공

항공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유럽의 기업결합 심사가 승인된다면 아시아나 재무 구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심사 승인 이후 대한항공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5000억 원의 자본확충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고금리 신종자본증권 상환이 이뤄져 이자 부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와의 합병이 지연될수록 재무건전성이 안좋아지는건 업계에서 일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라며 "항공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인만큼,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이 최대한 빨리 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최근 2분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됐으며 코로나19 재확산이 지속되지만 여행 수요가 과거보다 살아나고 있는 추세"라며 "휴직율도 줄이고 있는 등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안정화되고 대한항공으로의 인수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재무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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