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붕괴 사고로 입주가 지연된 광주 화정 아이파크 계약고객의 주거지원을 위해 내놓은 대책안을 두고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피해자들을 상대로 (회사 측이) 돈놀이를 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11일) 보도자료를 통해 2630억 원 규모의 종합대책안을 내놨다. 35평 기준으로 세대당 약 3억3000만 원을 회사 측이 들여 1억1000만 원 규모의 무이자 대출을 해주고, 2억2000만 원 상당의 중도금 대출액을 대신 갚아주고 다음에 돌려받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22년 8월 11일 자 <HDC현산, 광주 화정 아이파크 계약고객 주거지원에 2630억 투입> 기사 내용 참조)
HDC현산 측은 "무이자로 지원되는 주거지원비 1억1000만 원을 활용해 리빌딩 기간 동안 광주지역에서 전세 등의 형태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지만, 입주 예정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1억 원으로 평균 4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전세 아파트를 구할 수도 없는 데다 무엇보다 2억2000만 원의 중도금 대출을 HDC현산이 대신 갚아준다는 명목 아래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이자를 받겠다는 셈법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주장이다.
한 입주 예정자는 "최초 중도금 대출 실행 시 2.3% 이율이었던 것을 오롯이 HDC현산의 100% 과실로 사고를 냈음에도 중도금을 대신 갚아주고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6% 이자를 받겠다는 건 부당하다"라며 "입주날만 기다리다 이런 봉변을 당했는데 보상금은 고사하고 늘어난 공사시간에 따라 발생한 이자까지 물어야 한다는 얘기냐. 피해자인 입주 예정자 상대로 돈놀이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 지역에서 현재 1억 원으로 평균 4인 가족이 살 수 있는 전세 아파트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입주 예정일에 맞춰 모든 주거 상황을 맞춰놓았다가 6년이라는 긴 시간이 늘어나 버렸는데 적어도 그 기간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은 제대로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1, 2단지 총 8개 동 아파트 705세대 및 오피스텔 142실 등 총 847세대 규모다. 당초 2019년 6월 분양 이후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전체동 철거 및 리빌딩 기간이 추가돼 2027년 12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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