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 원→5만 원'…한샘, IMM PE '아픈 손가락' 전락


한샘 주가 상승세 한계…4일 5만7300원 장 종료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샘은 최근 주가 5만 원선을 기록 중이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대표이사 송인준)가 품고 있는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전선, W컨셉 등 성공적인 엑시트(Exit‧자금 회수)로 이목을 끌었던 IMM PE는 근래 인수한 회사들의 아쉬운 실적으로 반갑지 않은 주목도를 이끌고 있다.

◆ "한샘 인수가 주당 22만 원인데"…주가 5만 원대 '고전'

현재 IMM PE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은 단연 한샘이다. 지난해 10월 25일 IMM PE는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들과 한샘의 경영권 지분 인수 관련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대상은 조창걸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소유하고 있는 한샘 보통주식 652만1509주(27.7%)이며, 인수가격은 약 1조45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1월 최대주주가 변경된 뒤 한샘은 본격적으로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에 시달렸다. 전방산업인 아파트 건설 경기가 침체된 데다 원부자재 가격이 뛰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26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1분기보다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60.2% 줄어든 규모다.

앞서 IMM PE의 한샘 인수가격은 1주당 22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이 알려지기 전 한샘의 주가가 10만 원 초반 선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셈이다. 하지만 현재 한샘의 주가는 5만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4일 종가는 5만7300원이다.

◆ 고꾸라진 한샘…증권가, 목표주가 잇달아 하향

2분기 한샘에 대한 시장의 실적 전망치도 부정적이다. KB증권은 지난달 27일 한샘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이 추정한 한샘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25억 원, 64억 원이다. 각각 8.1%, 77.0% 줄어든 규모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기존 10만7000원에서 7만8500원으로 26.64% 하향 제시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IMM PE에 인수된 이후 제시된 중장기 경영전략을 펼치기에는 가혹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 매매거래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이라는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현 시점에서는 빠른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달 19일 한샘의 목표주가를 7만6000원으로 28%가량 낮췄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한샘의 연결 실적은 매출 5243억 원, 영업이익 67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거래 위축 및 원재료 가격 상승과 매출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 등의 부정적 요인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증권은 전달 13일 한샘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8만 원으로 27.3% 하향 조정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샘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5330억 원, 영업이익은 62.9% 감소한 103억 원으로 추정한다"며 "매매거래량 부진 및 전방 수요 악화에 따른 매출액 감소와 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김승준 연구원은 "매매거래량은 1분기 대비 2분기 소폭 증가했으나 하반기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방 업황과 원자재 가격이 양호하지 않은 환경"이라면서 "부동산 가격 심리가 악화되면서 부동산 전반적인 구매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샘은 집객 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과 이를 위한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TV를 시작으로 한 광고를 통해 소파, 침대 등 중대품 위주의 아이템에서 리하우스 채널까지 확대하고 매장 리뉴얼 본격화를 통한 매출 성장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다만 광고선전비를 비롯한 리뉴얼 관련 투자비용 증가로 이익 정상화 과정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드샵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는 IMM PE에 인수된 이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제공

◆ '한샘 뿐만 아냐'…에이블씨엔씨 실적도 내리막길

IMM PE의 '아픈 손가락'은 한샘만이 아니다. 화장품제조·유통업체 에이블씨엔씨도 IMM PE의 속을 썩이고 있다. IMM PE 지난 2017년 4월 에이블씨엔씨 지분 25.54%를 1882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지분율은 59.2% 수준이다. IMM PE에서 에이블씨엔씨에 투입한 자금만 4000억 원에 이른다.

에이블씨엔씨는 IMM PE가 인수한 다음 해인 2018년부터 1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에는 분기마다 흑자와 적자를 반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2년 동안은 줄곧 적자를 냈다. 현재 IMM PE가 매각에 본격 돌입했다는 이야기도 불거지지만, PEF에서의 매각시기가 특정된 것은 아닌만큼 선택지는 여러개라는 시각이다. 통상 PEF는 경영권을 인수하고 5년 이내 투자금을 회수한다.

에이블씨엔씨가 수익 개선을 위해 사들인 자회사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9년 1월 스틸라를 운영하는 '제아H&B', 더마브랜드 셀라피를 가진 '지엠홀딩스'를 인수했는데 인수 당시보다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제아H&B는 2019년만 해도 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107억 원으로 떨어졌다. 지엠홀딩스 역시 2019년 77억 원 매출에서 지난해 40억 원으로 떨어졌다.

한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내부 인사를 투입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인수 5년차를 맞아 엑시트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왔지 않나. 하지만 속사정을 모르는 만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IMM PE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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