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대표 산업군 리더들이 말레이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와 협업, 국경을 초월한 탄소 포집·운송·저장(CCS) 사업에 나선다.
롯데케미칼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GS에너지, SK에너지, SK어스온,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등 7개사는 한국·말레이시아 간 탄소 포집·운송·저장 사업인 셰퍼드 CCS 프로젝트 개발 공동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 국내 허브에 집결시킨 후, 말레이시아로 이송, 저장하는 사업이다. 참여사들은 말레이시아 현지 저장소 탐색부터 CCS 밸류체인의 전주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참여사들은 먼저 타당성 조사에 착수, 사업성을 검증하고 본격 사업 개발로 이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아시아 최초의 CCS 허브 프로젝트로, 밸류체인 전체를 한꺼번에 개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기업별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2030년 이전부터 실제적인 탄소 포집과 저장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허브를 통해 여러 기업이 배출한 탄소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 경제성을 높일 수 있으며, 국가 탄소 관리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참여사들은 향후 국내 다른 탄소 배출 기업들의 참여를 통한 사업 확장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각 부문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글로벌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국경을 초월해 손을 맞잡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아시아 각지에서 광범위한 개발을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와 협력함으로써 안정적인 탄소 저장 공간을 확보한다. 말레이시아는 세계적인 규모의 저장 용량과 한국과의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최적의 입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각사는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사업 개발 주관 및 허브는 삼성엔지니어링, 탄소 포집 및 허브는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 SK에너지, 이송은 삼성중공업, 저장소 탐색 및 선정, 운영은 SK어스온과 페트로나스가 맡는다.
롯데케미칼 친환경경영부문장 박인철 상무는 "각 분야의 최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번 CCS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솔루션사업본부장 박천홍 부사장은 "수소·탄소 중립 분야의 기술 확보와 협업 확대, 사업 개발을 지속해 그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글로벌신사업팀장 김진모 상무는 "셰퍼드 CCS 프로젝트는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안정적인 이산화탄소 운송 능력을 갖춘 선박 건조 및 EPC 역량을 기반으로 참여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프로젝트의 전체 성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GS에너지 수소신사업개발부문장 이승훈 상무는 "각 나라의 정부 차원의 협조와 지원을 발판 삼아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개발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글로벌 사업 기회 발굴을 통해 대한민국 탄소 중립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 홍정의 에너지넷제로실장은 "포집원·저장소 간 지리적 차이로 인한 국제 선박 이송 및 해외 저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포집·이송·저장 등 전 밸류체인에서의 국내외 참여사들과 협업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어스온 한영주 테크센터장은 "저장소 확보는 전체 밸류체인 완성에 필수적인 요소로 지난 40여 년간 축적해 온 경험과 기술 역량을 활용해 저장소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페트로나스 탄소관리사업부문 엠리 히샴 유소프 부문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페트로나스는 넷제로(탄소 중립) 전환을 위한 실행 계획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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