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사명을 바꾸기로 했다. '금융투자'라는 상대적으로 장벽이 느껴지는 이름이 포함되는 것보다는 직관적인 사명이 고객들에게 친숙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투자는 1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사명 변경 추진을 선언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본사 사옥 매각을 통한 대대적인 자본 확충, MZ(밀레니얼+Z)세대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의 콘클라베(Conclave) 경영 참여 등을 통한 혁신을 추진 중이다. 사명 변경은 혁신 의지를 일환이라는 게 신한금융투자 측의 설명이다.
이영창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고객, 직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한금융투자의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명도 변경할 것"이라면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2의 창업'에 나선다는 각오로 우리의 사명을 변경하고, 이를 근본적인 변화와 재도약의 모멘텀으로 삼아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표증권사로의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역설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973년 4월 설립된 효성증권이 모태다. 1983년 9월 쌍용그룹이 경영권을 사들이고, 같은 해 12월 쌍용투자증권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1998년 3월 미국 H&QAP사가 쌍용그룹 지분 28.11%를 매수한 후 1999년 5월부로 굿모닝증권이 됐다. 이어 2002년 4월 굿모닝증권이 신한증권을 품고 있던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됨으로써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은 합병, 같은 해 8월 굿모닝신한증권이 출범했다.
본래 신한증권은 1962년 2월 유림증권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금지증권, 한광증권, 동화증권 등으로의 변경을 거친 이후 1985년 신한은행에 인수되면서 신한증권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신한금융지주가 굿모닝증권 인수에 나설 당시 신한증권의 몸집이 작았던 탓에 존속법인은 굿모닝증권으로 결정됐으나, 이때 부로 증권업을 영위하는 '신한'의 정체성이 확고해졌다.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된 건 2009년 8월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사명에 최초로 '금융투자'라는 단어를 도입한 증권사이기도 하다.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에 국한하지 않는, 보다 넓은 분야를 포괄하는 차원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최초로 은행-증권연계계좌를 만들며 이목을 끌었으며, 수수료를 0.013%로 낮춘 'S-lite'라는 신한은행 연계 상품은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13년여가 흐른 지금, 내부에서는 보다 직관적인 사명으로의 회귀가 낫겠다는 평가가 우세해졌다는 전언이다. 현재 신한금융투자 내부에서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사내 설문조사 시스템과 주니어보드 및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사명 변경에 대한 임직원들의 견해를 취합 중이다. 아울러 신한금융투자는 고객 자문단 및 주주들의 입장도 추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한증권과 신한투자증권 2파전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물론 제3의 사명도 제안될 수 있지만, 그간 계속 이야기가 나왔던 건 신한증권 아니면 신한투자증권 두 개"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게 신한금융투자의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설문 응답률 및 의견 취합률은 확인하기 어려우나, 대표가 사명 변경을 공언한 만큼 올해 3분기 중으로 신사명이 공개될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