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날개 핀 항공사, 전염병·경기침체 공포…하반기 실적 우려 확산


증권사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조정…코로나 재확산·원숭이두창도 우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 /이동률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휴직했던 항공사 직원들이 속속 복귀하고, 국제선 노선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데다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와 원숭이두창의 확산으로 여행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은 3조1000억 원과 54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180.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1조3490억 원, 66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95%, 18.07%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화물 운송 실적과 더불어 해외 장거리 노선이 재개된 것이 반영된 결과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선·국제선 여객 수(외국항공사 포함)는 464만7262명으로, 전월(443만8869명)보다 4.7% 늘었다. 특히 국제선 여객수는 지난달 128만6922명으로 26개월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항공업계의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휴직했던 항공사 직원들도 속속 일터로 복귀하고 있으며, 멈췄던 인력채용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 신입 조종사 수시모집을 진행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상반기 항공정비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운항 승무원 630명 전원을 복직시켰다.

이처럼 항공사들의 정상화가 진행되는 가운데도 증권사들은 보고서를 통해 대형항공사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 하고 있다. 여객 수요가 반등하더라도, 현재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될 경우 정상화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흥국증권은 지난 27일 대한항공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여객 및 화물 수요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4만5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낮췄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력 감소보다는 여행에 대한 수요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력 둔화가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국제 여객 정상화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대한항공에 대해 2분기를 정점으로 항공화물 업황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주가 3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도 2분기 양호한 실적을 예상하면서도 연간 실적 추정치가 내려갔다며 목표주가를 3만7000원으로 내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로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여객 심리도 올해 5월을 고점으로 하향 반전했다"며 "항공사들의 악화한 재무 여력을 고려하면 수익성을 훼손하는 저운임 전략 채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그래프. /질병관리청 제공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새로운 전염병인 '원숭이두창' 확산도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방역 수칙이 강화되면 여행객이 다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3일 1만8511명에서 지난 26일 10만285명으로 급증했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27일 기준 전 세계 78개국에서 1만9000여명이 감염된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방역 수칙이 강화되면 여행객들의 출입국시 검사와 체류기간이 늘어나면서 불편함을 초래하고, 여행객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다만, 현재까지는 국제선 공급은 예정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가별 방역 상황을 확인한 뒤 기내 서비스 축소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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