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제 남자친구는 서울에 거주하지도 않는데 '서머 캐리백'이 있는 서울 매장까지 찾아가서 받았어요. 받을 때는 매장에서 어렵게 구했는데 발암물질 논란이 터진 후에는 무료 음료 교환권 3장으로 바꿔준다고 하니 그저 황당하죠."
27일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 한 30대 정모 씨와 그의 남자친구는 여름 프리퀀시 쿠폰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을 받기 위해 스타벅스 음료 17잔을 마셨으나 제품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논란이 일자 '3잔의 음료 교환권'과 맞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제대로된 보상안을 내놓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 스타벅스, 증정품 '서머 캐리백'서 발암물질?…캐리백 대신 음료 쿠폰 3장 교환
2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23일부터 각 매장에서 '서머 캐리백'을 음료 쿠폰 3장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캐리백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주장이 확산되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측은 국가전문공인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스타벅스의 '2022 여름 e-프리퀀시' 기획상품 중 하나인 서머 캐리백으로, 제품에서 발견됐다는 폼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 1군'으로 지정한 물질이다. 흡입하거나 피부를 통해 흡수하는 경우 독성이 전해진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2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최근 서머 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지적에 대해 제품 공급사에 사실 여부를 확인 중" 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당사가 자체적으로 국가전문 공인기관을 통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캐리백은 의류나 침구류와는 달리, 직접 착용하지 않는 기타 제품류(가방, 쿠션, 방석, 커튼 등)로 분류돼 안전 기준 준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했고 현행 법령상으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현재 당사 차원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서머 캐리백에서 오징어 냄새 같은 게 난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당시 스타벅스 측은 일부 제품을 제작할 때 원단의 인쇄 염료가 충분히 휘발되지 않아 냄새가 나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해당 염료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이러려고 17잔 마셨나" 뿔난 소비자들…대처 방식에 불만
문제는 증정품을 받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나온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의 대처에 대한 불만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애초에 음료 3잔으로 교환해줄 이벤트였으면 17잔이나 마시지 않았을 것"이라며 "캐리백을 받기 위해 마시고 싶지 않은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일부러 마셨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의 대처 방식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평소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30대 A씨는 "스타벅스 앱에 들어갔을 때 공지사항을 눌러야 '서머 캐리백' 관련 교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예민한 부분일수록 소비자들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신경 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팩트> 취재진이 직접 스타벅스 앱에 접속해보니 메인 첫 화면에는 스타벅스 신규 음료 이벤트 관련 내용이 나타났다. 홈 화면에서 '[공지] 서머 캐리백 관련 주요 안내'를 클릭해야만 교환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서머 캐리백' 유해물질 검출 논란은 스타벅스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과 관련해 최대 주주인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그룹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프리퀀시 증정품이 스타벅스에 충성고객을 만든 핵심 마케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증정품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프리퀀시를 적립했지만 증정품이 품절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을 고려하면 음료 3잔 쿠폰으로 교환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한정으로 진행하다 보니 17잔을 다 모아도 품절돼 증정품을 못 받는 소비자들이 있다"며 "보통은 그런 경우 음료 3잔이라든지 브랜드마다 비슷한 정도로 보상을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처럼 발암물질 검출 논란이 있는 제품이라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