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먹거리 등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p) 오른 4.7%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전월 대비 상승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2월 2.0%로 2%대에 진입한 후 올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후 4월부터 3개월 연속 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인 2008년 7월부터 2009년 7월, 유럽 재정 위기와 일본 지진이 있었던 2011년 3월부터 1년 동안 4%대에 진입한 바 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도 5.1%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폭도 1.1%p로 역대 최대였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기대인플레가 향후 1년에 대한 물가 기대치이긴 하지만 소비자물가가 유례없이 올라 6%로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높은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인플레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6%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4.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5~6%'(19.6%), '4~5%'(17.2%) 등이 뒤를 이었다.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을 보면 석유류 제품(68.0%),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순이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1개월 전보다 10.4%p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석 달째 내림세로, 2020년 9월(80.9) 이후 1년 9개월 만에 90 아래로 내려왔다. 황희진 팀장은 "CCSI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성장 둔화, 주요국 금리인상, 물가상승세 지속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향후경기전망(-19p·50), 현재경기판단(-17p·43) 등 경기에 대한 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다. 또 생활형편전망(-9p·79), 현재생활형편(-6p·81), 가계수입전망(-4p·93), 소비지출전망(-2p·112) 등 지수 낙폭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기회전망지수(69)는 고용지표 호조에도 향후경기전망이 나빠진 탓에 17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등으로 16p 내려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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