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한계"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 사임…공사 재개 가능성 미지수


정상위 "피해 주는 시간 끌기 방식의 사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조합을 이끌고 있는 김현철 조합장이 17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 더팩트 DB

[더팩트|문수연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조합을 이끌고 있는 김현철 조합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공사가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김 조합장은 전날 "오늘부로 조합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발송했다.

김 조합장은 "오로지 6000명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 제 역량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현 조합집행부가 모두 해임한다면 조합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돼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 제가 결심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제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시공단이) 사업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6000명 둔촌 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서 분담금과 입주시기에 대한 전향적인 고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조합장의 사임에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꼼수 사퇴'라고 질타했다. 정상위는 조합 집행부 해임을 위한 총회 개최를 발의한 상태다.

정상위는 "조합원에게 피해를 주는 방법인 시간 끌기 방식의 사퇴"라며 "최근 큰 논란이 됐던 8000억 대출건에 대해 아무 해명이 없고, 다른 논란이 됐던 부분도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도 없다. 집행부 공백을 얘기하며 현 조합 집행부의 자리 보존만 신경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임발의서는 사퇴한 조합장을 포함해 집행부 전원이 포함돼 있으며 (사퇴와) 관계없이 일정을 서두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정비 사업은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 4월 15일 공사가 중단됐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서울 강동구 둔촌1동 주공아파트 부지에 85개 동, 지상 최고 35층, 총 1만2032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이 사업은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 4월 15일 공사가 중단됐다. 최근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상가 분쟁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사업비 대출 문제도 발생했다. NH농협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8월 23일 만기 예정인 7000억 원의 사업비 대출 연장 불가 방침을 확정하면서 조합 파산 우려도 커졌다.

사임한 김 조합장은 지난 14일 새로운 사업비 대출 상환 방법을 마련했다며 8000억 원을 대출받기로 했다고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조합은 8월 총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 조합원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김 조합장과 현 조합에 반대하는 정상위는 새로운 조합 집행부 구성을 위한 총회 개최를 발의한 상태다.

munsuyeo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