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디폴트 옵션, 원금보장형 단독 선택은 비합리적"


"원금보장상품 원할 시 직접 운용지시 내리는 게 바람직"

12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디폴트옵션으로 원리금보장상품을 단독으로 선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디폴트옵션으로 원리금보장상품을 단독으로 선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다"고 밝혔다.

12일 나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협회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가입자가 상품 지정 시 원리금보장상품을 단독으로 택할 바에 디폴트옵션을 활용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디폴트옵션은 DC(확정기여형퇴직연금)·IRP(개인형퇴직연금) 형태에서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현재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적배당상품 등 투자자산으로도 자금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금융투자업계가 도입을 촉구해 왔다.

그는 "디폴트옵션이 적용되기 위해 6주간의 대리기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 동안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를 적용받지 못할 수 있지 않느냐"며 "가입자가 원리금보장상품을 원할 경우에는 직접 운용지시를 내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 회장은 디폴트옵션 설정 대상에 원리금보장상품이 포함되는 것에는 공감했다. 그는 "제도상으로 다양한 위험 수준을 다뤄야 하기에 낮은 위험단계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이 단품이나 포트폴리오로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디폴트옵션은 이날부터 시행됐으나 본격적인 디폴트옵션 상품 출시는 상품 신청, 기초 심의, 본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협은 최근 금리인상 등 증시 상황이 좋지 않지만,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보다 현명하게 디폴트옵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나 회장은 "금리 상승이나 하락에 따라 단기적으로 특정 상품이 좋고 나쁨이 아니라 이제 퇴직연금도 자산배분의 관점, 즉 포트폴리오의 운용의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디폴트옵션은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나 회장은 이날 제2 증권거래소인 '대체거래소'(ATS) 설립에 대한 경과도 공유했다. 금투협은 올해 중 예비인가와 법인 설립을 마친 뒤 늦어도 오는 2024년 초 ATS 업무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 회장은 "7개 대형증권사와 협회를 중심으로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인가준비와 법인설립 등 여러 사전작업을 착실히 진행 중"이라면서도 "가이드라인 발표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려우며,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 발표와 상관없이 법령상 인가요건에 근거해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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