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 자금 수요 등이 지속되면서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은 6조 원 늘면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8000억 원으로 전 달 대비 3000억 원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6월 기준 가장 작은 규모다.
은행 가계대출은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재개하면서 지난 4월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늘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1조4000억 원 증가한 789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둔화에도 전세 및 집단 대출 취급이 이어지면서 증가폭이 전월(8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월(1조1000억 원) 보다 소폭 축소된 9000억 원 늘었다.
지난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2000억 원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달 5000억 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확대됐다.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감소폭은 6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기업대출은 6월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6조 원 늘어난 1125조2000억 원으로 집계돼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시설자금 수요,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등이 맞물리면서 증가폭이 커졌다. 6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세부적으로 중소기업대출은 5조4000억 원 증가한 930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1조7000억 원 늘어난 437조 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은 6000억 원 늘어난 194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한 분기말 일시상환,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등 분기말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시설 및 결제성 자금 수요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