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확 달라진다…'이윤'만큼 중요해진 '사회적 책임'


신기업가 정신 선포 후 변화 시도…첫 실천 과제는 쓰레기 문제

앞서 사회적 역할 확대를 공언한 기업들이 최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방안을 하나둘 제시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기후변화, 저출산, 사회 양극화 등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기업들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윤' 극대화에 매달리기보단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기업 경영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강조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인류 행복에 공헌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을 다해야만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맏형인 최태원 회장은 '신기업가 정신'을 새로운 화두로 제시한 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신기업가 정신은 최태원 회장이 경제단체 대한상의 회장직은 맡은 이후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한 것으로, 국민의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기업들이 함께 실천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국민들이 기업의 다양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윤 창출, 사회 공헌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쏟아야 기업을 향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나아가 기업의 미래도 담보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즉, 지지와 신뢰를 얻기 위해 기업이 시대에 맞게 변화하자는 명제가 바로 신기업가 정신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며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을 포함해 기업인 80여 명이 신기업가 정신 선언문에 서명했다. 선언문에는 경제적 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 문화 향상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의 실천 과제가 담겼다.

사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신기업가 정신이 화두로 제시되기 전부터 개별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가 커지며 ESG 경영이 더 이상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부터다.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신기업가 정신 협의회(ERT) 리더스클럽 1차 회의를 통해 공동 실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기업 대부분은 지난해부터 ESG위원회를 차례대로 신설해 ESG 관련 정책 수립과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중이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이와 관련해 지속해서 메시지를 내며 ESG 실행력 제고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유럽 출장 직후 지난달 말 진행된 사장단 회의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월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을 통해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며 기업 역할을 사회 가치 증진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업들은 신기업가 정신과 관련해 공동 챌린지와 개별 챌린지를 계획하고 있다. 변화된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한 2가지 방법이다. 개별 챌린지는 기업별로 검토 중이며, 첫 공동 챌린지는 최근 개최된 신기업가 정신 협의회(ERT) 리더스클럽 1차 회의를 통해 △여름 휴가 기간 휴가지에서 쓰레기 줍기 △모두가 같은 날짜를 정해 하루 동안 재활용품 사용을 통해 쓰레기 줄이기 등으로 정해졌다.

이러한 활동에는 5대 그룹을 비롯해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이마트, CJ, 대한항공, 두산, 부영, 효성, OCI, 중앙홀딩스, 미래에셋, 신한은행, 쿠팡, 쏘카, 직방, LSC푸드, 유라클, G1방송, 세기건설 등 다양한 업종·규모의 기업이 다수 참여한다.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면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신뢰가 점점 나아지게 될 것"이라며 "작은 발걸음이라도 기업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속해서 보여 준다면 진정성이 전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oc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