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 급락했다. 5월 이후 두 달여 만에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투자은행인 씨티은행은 경기침체가 초래돼 원유수요 줄면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전세계를 엄습한 인플레이션도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6일 CNBC 등에 따르면, 5일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에 비해 8.24%(8.93달러) 떨어진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11일 이후 거의 두 달 만이다.
같은시각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9.45%(10.73달러) 내린 배럴당 102.77달러에 마감됐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지난 3월9일 이래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경기 둔화나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함께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석유 컨설팅회사 리터부시&어소시에이츠는 유가 움직임에 대해 "글로벌 원유 수급균형이 강한 경기침체 전망에 따라 상쇄되고 있기 때뭔"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지난달 15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결정하면서 미국달러 가치가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6.49로 전날보다 1.29%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원유를 비롯한 각종 삭품 가격은 달러가치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즉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로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달러로 사야하는 기회 비용이 늘어나는 가격이 내려간다.
경기침체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가 부각되면서 유가 하락이 어느 수준까지 내려갈 지가 원유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초래될 경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하락하고 내년 말에는 45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개입이 없고 원유투자가 감소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삼고 이같이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현재 원유시장을 1970년대 원유쇼크 시대와 비교했지만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지만 경기침체가 없더라도 브렌트유 가격은 연말까지 배럴당 85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는 이 시나리오 확률을 50%로 봤고 내년 45달러 확율을 10%로 예상했다.
씨티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가격상한제를 적용해 수입을 제한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면서 연말 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를 확률이 30%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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