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카카오모빌리티?…M&A '동네북' 된 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무응답 일관…"안쓰럽다" 시선도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위해 카카오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1위 PEF 운용사인 만큼 M&A(인수합병) 시장에서 걸핏하면 회자된다. 가장 최근에는 IB(투자은행) 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주주인 카카오가 MBK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전언이다.

올해 초부터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카카오T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위해 카카오와 협상을 시작했다는 풍문이 들려왔다. MBK파트너스가 협상을 제안해 논의를 이어가다 양측이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현재는 휴지기란 후문도 있었다.

이어지는 '카더라' 아닌 '카더라' 속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은 카카오 계열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조는 지난달 24일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전체 계열사 임직원 1만5000명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상생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자"며 카카오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조차 매각 관련 구체적 내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직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도 이번 매각과 관련해 공식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지난달 27일 크루유니언와 긴급 회동을 갖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김성수 카카오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센터장과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직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겠다"고 전하면서 노조의 격앙된 화는 다소 가라앉은 듯 보인다.

노조는 회사 측이 대화의지를 표명하면서 회동 이튿날인 28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까지 긴급 철회했다. 매각 반대 기자회견 일정이 무기한 보류됐냐는 <더팩트> 취재진의 질의에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이번 주 보도자료를 준비 중이니 조금 더 기다려 달라"며 말을 아꼈다.

현재 일부 언론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카카오간 가격차에 대한 조율은 이뤄졌지만 '카카오' 명칭 사용문제가 협상 타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등 갖가지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이후에도 한동안 카카오T 등 서비스에서 카카오 명칭을 유지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건과 관련해 현재 MBK파트너스 측에서는 취재진의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카카오는 "카카오의 주주 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요기요, 이베이코리아, 티맥스소프트, 잡코리아 등을 매수하는 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더팩트DB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M&A건과 관련해서는 함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이야기한다. 시장의 소문이나 언론의 억측 등으로 매각이 어그러질 수도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동네북'마냥 매각 건으로 인해 자주 회자되는 게 안타깝다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근래 업계에서 대어급 매각건으로 일컬어지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일진머티리얼즈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유력한 인수주자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예비입찰에 최종 불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에서는 '왜?'라는 물음표가 계속해 붙었다.

요기요, 이베이코리아, 티맥스소프트, 잡코리아 등 앞서 진행된 굵직한 매각건에서도 MBK파트너스가 승기를 쥐지 못 할 경우에는 늘 이슈가 됐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서 자의적 판단하에 발을 뺐든, 타 경쟁업체에 비해 우위를 점하지 못 해 속된 말로 물을 먹었든 이유는 무관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와 엑시트(자금회수)가 생리인 PEF 운용사가 M&A에서 화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MBK파트너스 측이 실사에도 착수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돈 불리기에만 혈안이 됐다고 치부되는 것은 과거 이야기다. 경영참여형 PEF가 대세가 되는 시점에서 국내 1위라고 온종일 구설에 휘말리는 것은 업계 사람으로서는 측은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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