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한예주 기자] 5G(5세대)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에 통신 3사 중에서 LG유플러스가 단독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일단 SK텔레콤과 KT가 주파수묶음 기술(CA)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만큼 참여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통신 3사의 5G 품질 순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주파수 보유량이 적어 품질이 뒤처졌는데, 이번 추가 할당을 통해 주파수를 확보하면 보유량이 같아져 3사의 망 설계 능력과 이용하는 장비 성능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7월 4일까지 5G 이동통신 주파수 3.4~3.42㎓ 대역 할당에 대한 이동통신사 신청을 접수받는다.
경매 참여는 통신 3사 모두 가능하지만 주파수가 부족한 LG유플러스의 단독 참여가 유력시된다. 이번 할당 대역이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인 주파수와 인접해 있어서다. LG유플러스는 접수 마감일에 할당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KT는 주파수 할당을 받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려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서비스하던 5G 주파수 대역과 떨어져 있어 양사가 이를 사용하려면 기지국을 추가 구축해야 한다. 이에 더해 CA를 적용해야 하는 등의 별도 투자가 필요하다.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오히려 SK텔레콤과 KT는 7월 경매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3.70∼3.72㎓ 대역 주파수 경매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역은 LG유플러스와 반대로 SK텔레콤이 쓰는 주파수 대역(3.60~3.70㎓)과 인접해 있어 특히 SK텔레콤의 공격적 확보 노력이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통신 3사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 과정에서 선제적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매로 추진되는 할당에서 LG유플러스만 참여하는 경우, 즉 1개 사업자의 단독입찰이 이뤄지면 경매 대신 심사를 통한 정부산정 대가할당 방식으로 전환된다. 정부 산정 대가는 경매 최저경쟁가와 같은 1521억 원이다.
다만, SK텔레콤과 KT가 할당에 참여할 경우 2018년 5G 초기 할당때 보다 ㎒당 가격이 더 높은 할당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에 더해 CA를 위한 투자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만큼 양사의 할당 의지는 낮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막대한 투자비를 부담하고 주파수를 가져가야 할 만큼 5G 트래픽이 차지도 않은 상태다.
물론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가 단독 심사로 주파수를 가져가는 것을 견제하고자 참여해 경매대가를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경매대가가 높아지면 이에 기반한 재할당 대가가 높아질 수 있어 양사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SK텔레콤과 KT의 경매 참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양사는 모두 5G 추가 주파수 확보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SK텔레콤은 3.7㎓~3.72㎓ 대역을 직접 요청했으며 KT 또한 3.7㎓ 윗 대역에 대한 수요를 검토하기도 했다. 내년 상용화가 예정된 주파수 400㎒폭까지 활용 가능한 IBS 장비를 사용하면 SK텔레콤도 3.4~3.42㎓ 대역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대가할당 방식으로 5G 주파수를 추가로 취득할 경우 주파수 이용 기간은 기존 3.4㎓ 대역의 이용종료 시점인 2028년 11월 30일까지다. 주파수 할당은 오는 11월 1일부터지만, LG유플러스가 할당받을 경우 새롭게 1만5000국의 무선국을 우선 구축해야만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되면 3사의 5G 주파수 보유량은 100㎒폭으로 동일해진다. 이에 따른 5G 속도는 이론상 25% 더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비스 속도는 기지국 성능에 주파수량이 비례해 빨라진다.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5G 다운로드 속도 평균(서울 기준)은 816.78Mbps다. 이는 LTE 혼용한 비단독모드(NSA)로 LTE 평균 속도 130.74Mbps를 제외하면 686.04Mbps를 순수 5G 속도로 추정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SK텔레콤과 KT의 5G 속도를 계산하면 SK텔레콤은 948.91Mbps에서 219.33Mbps를 뺀 729.58Mbps, KT는 819.26Mbps에서 164.62Mbps를 뺀 654.64Mbp다. SK텔레콤이 제일 빠르고 다음으로 KT, LG유플러스 순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 주파수 폭이 20㎒ 증가하면 속도는 857.55Mbps로 빨라진다. 주파수 대역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품질 1위 탈환도 가능하다. 다만 이는 장비 등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가정하고 단순히 속도만 계산한 것으로 실제 측정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서울 지역에 외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데 성능이 좋은 편"이라며 "외산 장비를 사용해 투자를 집중하면 순서가 뒤바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가져가더라도 판도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성능이 향상된 장비를 계속 도입하고 있어 주파수 할당 시점이 되면 격차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LG유플러스 역시 외산 64TR 장비를 사용하지만 32TR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어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통신 3사가 공통적으로 5G 품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할당 받더라도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장비 투자 등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