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 혁신하라" 구광모 특명에 바빠진 LG 계열사들


'고객 경험' 초점 맞춘 제품·서비스 출시…마케팅 활동도 '경험' 위주로

LG가 고객들의 취향을 고려한 경험 중심의 제품·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마케팅 또한 경험에 초점을 맞춘 체험형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무선 이동식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LG 스탠바이미를 체험할 수 있는 LG 스탠바이미 클럽. /LG 제공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고객들은 양질의 제품,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한다.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특명에 따라 LG 계열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혁신 제품·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물론, 다양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긍정적 관계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고객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쏟는 중이다. 이는 구광모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행보로, 구광모 회장은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경험' 확대를 화두로 제시한 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실천과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객 경험 확대는 구광모 회장의 경영 철학인 고객 가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초부터 LG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고객 사랑'을 가장 먼저 꼽으며 앞으로도 '고객'을 통해 미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그는 2020년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하자고 강조한 뒤, 올해부터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경험을 확대해야 한다고 경영 메시지를 더욱더 구체화하는 등 매년 고객 가치 경영의 고도화를 주문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최근 고객 경험 확대를 시도하는 LG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먼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달 30일 SM엔터테인먼트(SM)와 홈 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 출범식을 열었다. 집에서 누릴 수 있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발굴하는 데 지속 관심을 가져왔던 LG전자가 차별화된 홈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SM과 손을 잡은 것이다. '피트니스캔디'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홈 피트니스 관련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제작하고 구독 서비스 기반 앱을 운영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그동안 가전 패러다임이 기능과 성능 중심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 고객 경험 중심으로 스마트 가전 패러다임을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앞서가는 내 삶을 위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모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임직원이 U+tv에 적용하기 위한 AI 기반 감정 콘텐츠 검색 기술의 개발 돌입 소식을 알리고 있다. /LG 제공

또한, LG전자는 최근 무선 이동식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LG 스탠바이미를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LG 스탠바이미 클럽'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LG 스탠바이미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홈트레이닝, 온라인 수업 등을 위한 영상을 집안 어디서나 자유롭게 옮겨가며 보고 싶어 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해 만든 대표적인 고객 지향형 제품이다.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에 마련된 'LG 스탠바이미 클럽'은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MZ세대를 위해 LG 스탠바이미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해 질 무렵 여름 해변 콘셉트로 꾸민 이색 체험 공간이다. 고객들이 직접 LG 스탠바이미를 활용해 △OTT, 음악, 웹툰 등 콘텐츠 감상 △홈 트레이닝 △악기 연주, 그림 그리기, 게임 △댄스 강습 및 사진 촬영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복합 문화 체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LG전자는 지난달 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에서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의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브랜드관을 열었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오브제컬렉션을 활용한 실제 인테리어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다양한 정보와 혜택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탠바이미와 함께 고객 가치 경영의 성과물로 꼽히는 'LG 틔운'을 활용한 경험 확대 이벤트도 운영되고 있다. LG전자는 제주도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에서 'LG 틔운'과 관련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제품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LG 틔운'은 집에서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길러본 경험이 없거나 관리하기 어렵다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출시한 제품이다.

LG전자가 최근 일체형 PC 신제품을 출시한 것도 고객 경험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일체형 PC 신제품은 PC와 모니터를 하나로 결합해 공간 효율성이 탁월하고 전원선 하나만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어 어떤 공간에도 잘 어울리고 주변 공간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고객이 편안한 자세로 안마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인 표준 체형에 맞춰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프리미엄 안마의자 신제품 LG 힐링미 타히티도 마찬가지로 사용 환경에 최적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신제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이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지속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고객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 기술 협업을 통한 서비스 공동개발과 생태계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고객 경험 기반의 차별화된 모빌리티 기술·서비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22 LG 어워즈에서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LG 제공

LG전자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도 최근 고객 경험 위주의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먼저 오는 17일까지 서울 강남에 있는 복합 문화 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나영석 PD의 신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tvN ‘뿅뿅 지구오락실’의 체험형 팝업 전시를 진행한다. '뿅뿅 지구오락실' 팝업 전시는 미션, 게임 등 눈으로만 감상하던 방송 콘텐츠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으로, LG유플러스는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이러한 참여형 전시를 준비했다.

서비스의 경우 지난달 말 '인공지능(AI) 기반 감정 콘텐츠 검색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IPTV 고객이 자신의 감정에 맞는 콘텐츠를 보다 쉽게 검색하거나 추천받는 등 고객의 미디어 접근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LG디스플레이는 사무실과 가정 등 일상 공간의 고객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무용 투명 OLED 파티션, 회의실용 투명 OLED 솔루션, 투명 월스킨, 투명 갤러리 등 신개념 OLED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DX 전문기업 LG CNS는 '물류 로봇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물류 로봇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구독해서 사용하는 사업 모델로, 초기 고비용에 대한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다. 당초 물류 로봇이 필요한 이커머스, 유통·제조 기업들은 물류 로봇을 구입하기 위해 수백억 원 이상의 비용을 한 번에 지출했지만,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면 계약 기간 동안 연 구독료로 분할, 지불이 가능해 초기 고비용에 대한 페인 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다.

LG CNS 관계자는 "물류센터 지능화를 위한 초기 투자비에서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발견,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LG그룹은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경영 철학을 재차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성과를 낸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LG 어워즈'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 감동 대상'을 만들어 1억 원의 상금을 내건 LG화학 등 고객 경험을 조직문화에 점점 더 체화하려는 계열사 차원의 작업도 이뤄지는 중이다. 지난 4월 열린 '2022 LG 어워즈'에서는 '아이들나라'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유플맘살롱'을 운영하며 고객과 신뢰를 쌓아온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팀' 등 총 74개팀(584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어워즈에 직접 참석한 구광모 회장은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니즈를 확인하고 해결해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만들었다"며 "고객을 위한 마음과 실천만 있다면 누구나 'LG 어워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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