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도전' 언제 멈출까…신동주 8번째 롯데 복귀 시도 '또 실패'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서 신동주 전 부회장 주주제안 모두 부결

29일 오후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자신의 이사 선임,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 등이 모두 부결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주주총회(주총)를 통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가 또 한 번 무산됐다. 올해까지 8번째다. 재계에서는 '발목 잡기' 지적을 받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허한 도전'이 언제쯤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29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출한 자신의 이사 선임,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정관 변경 안건 등이 모두 부결됐다. 앞서 롯데홀딩스 최대주주 광윤사의 대표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해당 안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6년부터 총 7차례에 걸쳐 롯데홀딩스 주총에 자신의 경영 복귀 또는 신동빈 회장의 해임 안건을 올렸으나, 모두 부결됐다. 이번 주총까지 8번째다. 이는 기업 경영과 관련해 주주와 임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물론 신동주 전 부회장의 요구가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경영 능력에 관한 믿음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재계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준법 경영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그간 행보에 주목한다. 과거 신동주 전 부회장은 몰래카메라를 활용한 '풀리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발생한 배임 행위, 외부 업체를 통한 롯데 임직원 이메일 정보 불법 취득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인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됐다.

이와 관련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 롯데서비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서비스 대표 재직 당시 벌인 '풀리카' 사업에 대해 "사업 판단 과정에서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며 "약 4억8000만엔(47억 원)을 회사에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6년부터 매년 주총을 통해 롯데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월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나란히 이동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남용희 기자

또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 롯데물산, 롯데상사 등 일본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이사 해임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패했다. 2018년 3월 도쿄지방법원은 "(풀리카 사업을 강행한) 해당 행위는 경영자로서 적격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준법의식이 현저히 결여됐다"고 판결했다.

이외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문료 지급 문제를 둘러싼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과의 법정 다툼 과정에서 드러난 '프로젝트L'로 인해 롯데 내부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상태다. '프로젝트L'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득 방해, 호텔롯데 상장 무산, 국적 논란 프레임 만들기, 검찰 자료 제공을 통한 신동빈 회장 구속 등 롯데를 흔들기 위해 신동주 전 부회장과 민유성 회장이 맺은 자문 계약을 말한다. 경영 복귀를 위해 외부인과 손잡고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와 수많은 임직원의 생계를 위협한 셈이다.

당초 재계는 경영 복귀 시도를 이어갈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올해 초 한국 상장사 지분까지 모두 매각하자, 롯데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의 제안이 관철될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한 상황에서도 올해 또다시 주주제안에 나서며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8번째 경영 복귀 시도가 무산됐지만, 추후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 흔들기'를 멈출지는 불확실하다. 일단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향후 롯데그룹의 근본적인 경영 쇄신과 재건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 명분을 세워놓고 경영권에 도전한다고 볼 수 없다. '발목 잡기'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롯데를 향한 공격은 이어질 것"이라며 "롯데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경영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지속해서 잡음을 일으켜 롯데의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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