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수 급감하는 랄라블라…GS리테일 '허연수표' 뷰티사업 악화일로


랄라블라 5년 동안 80개 매장 폐점

GS리테일의 H&B 스토어 사업 랄라블라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GS리테일의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랄라블라가 포함된 기타사업부문의 매출은 1466억 원, 영업적자는 553억 원이다. 최근 5분기 누적적자는 1769억 원 수준이다. 사진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의 모습. /더팩트 DB, GS리테일 제공

[더팩트│최수진 기자] GS그룹 오너 3세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가 이끄는 GS리테일의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사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7년 H&B 스토어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랄라블라(옛 왓슨스)를 인수했으나 업계 1위인 올리브영에 밀려 해마다 수익성이 줄었고, 적자까지 누적되면서 전체 사업 실적을 깎아먹고 있다.

GS리테일은 신규 고객 유치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명 변경을 시도하는 등 그간 H&B 스토어 사업 리브랜딩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올리브영과의 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발생하며 오프라인 유통 산업이 어려워지자 신규 출점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에 GS리테일이 랄라블라 사업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 랄라블라 '악화일로'…적자 쌓이는 사업

30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H&B 스토어 사업 '랄라블라'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GS리테일의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랄라블라가 포함된 기타사업부문의 매출은 1466억 원, 영업적자는 553억 원이다. 기타사업 실적은 랄라블라 외에도 디지털커머스, 자회사 등이 포함된 수치다.

지난해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분기별 기타사업부문 영업적자는 △1분기 222억 원 △2분기 292억 원 △3분기 207억 원 △4분기 495억 원 등이다.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최근 5분기 누적적자만 1769억 원에 달한다.

H&B 스토어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악화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기타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적자는 각각 1047억 원, 4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4분기에는 매출 911억 원, 영업적자 46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은 줄고 적자폭은 확대됐다.

GS리테일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경영실적 자료에 H&B 스토어 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현황도 내놓지 않고 있다. 실제 2018년 4분기 실적 발표에는 "H&B 부진점 정리에 따라 매장이 2017년 186개에서 2018년 168개로 감소했다"고 명시했고, 2019년 4분기에는 공통·기타 부문의 실적에서 H&B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별도로 기재하며 적자를 줄였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실적 자료에 따로 H&B 스토어 사업 관련 설명을 추가하지 않았다.

랄라블라 매장은 2019년 말 기준 168개로 전년 대비 18개 감소했고, 2020년 말에는 124개로 사업을 축소했다. 올해는 GS리테일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48개만 운영하고 있다. 사업 인수 5년 만에 80개 매장을 폐점했다. 사진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의 모습. /더팩트 DB

◆ "올영과 비교도 어려워" GS리테일 H&B스토어 사업 어쩌나

랄라블라는 2017년 2월부터 GS리테일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랄라블라(당시 왓슨스)는 2005년 GS리테일과 협력해 국내에 진출한 홍콩 기업으로, 2017년 2월 왓슨스홀딩스가 보유해온 왓슨스코리아 지분을 완전 인수하면서 단독 경영권을 가지게 됐다.

당시 GS리테일은 "GS리테일이 보유한 GS수퍼마켓, GS25와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GS리테일이 가진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해 H&B 스토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 업계 1위인 올리브영과 격차를 줄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문제는 GS리테일 인수 이후 랄라블라의 경쟁력이 지속 약화했다는 점이다. 2017년 인수 당시 랄라블라의 전국 매장은 128개로, 업계 1위인 올리브영(790개)과 매장 격차는 662개였다. 랄라블라는 2018년 말 기준 186개까지 매장을 확대했으나 올리브영이 1081개의 매장을 보유하게 되면서 양사 매장 수 격차는 895개로 벌어졌다.

2019년부터는 매장을 줄이기 시작했다. 랄라블라 매장은 2019년 말 기준 168개로 전년 대비 18개 감소했고, 2020년 말에는 124개로 사업을 축소했다. 올해는 GS리테일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48개만 운영하고 있다. 사업 인수 5년 만에 80개 매장을 폐점했다.

현재 GS리테일은 랄라블라의 신규 출점을 중단한 상태다. GS리테일은 2022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2020년부터 최근까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국인 고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객수도 빠지고 있다"라며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출이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신규 출점을 중단하고, 부진점 위주로 폐점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이 790개에서 1272개로 매장을 482개 신규 출점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이로 인해 전국 매장 기준 올리브영의 H&B 스토어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확대됐다.

국내 H&B 스토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향후 신규 출점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은 2020년 말 1259개에서 지난해 말 1265개로, 단 6개 신규 출점에 그쳤고, 올해 1분기 신규 출점은 7개로 집계됐다.

이에 GS리테일은 랄라블라 매각을 검토했으나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며 이마저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돼 알려진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무섭게 사업을 확대하면서 국내 H&B 스토어 시장에서 승기를 쥔 상황"이라며 "랄라블라가 여전히 사업을 이어가고 있어 같은 업계로 묶이긴 하지만 더이상 비교도 어려울 만큼 격차가 커졌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올리브영을 상대로 경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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