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민주 기자]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심리지수와 주택가격전망은 큰 폭 하락하면서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갔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전월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 폭(0.6%포인트)도 2008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폭이다. 직전 최고 상승 폭은 2011년 1월의 0.4%포인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후 4월부터는 3개월 연속 3%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4.0%)도 사상 처음으로 4.0%대에 들어섰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4% 이하의 응답은 줄어는 반면 4% 이상은 늘어났다. △4~5%가 17.8%로 1.7%포인트 늘었고 △5~6%도 14.1%로 6.0%포인트 증가했다. 6% 이상은 14.4%로 5.2%포인트 늘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석유류 제품(82.5%), 농축수산물(44.2%), 공공요금(31.4%) 순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석유류 제품(11.7%포인트), 농축수산물(5.5%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했다. 공업제품(-4.9%포인트), 집세(-4.0%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집값 전망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떨어진 98로 집계됐다. 2020년 4월(16포인트)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6.2포인트 떨어진 96.4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항목 중 현재생활형편CSI는 87로 전월보다 2포인트 내렸고, 6개월 뒤를 전망한 생활형편전망CSI은 88로 전월 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은 97로 1포인트 하락했고, 소비지출전망은 114로 전월보다 2포인트 내렸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60으로 전월 보다 14포인트나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69로 전월보다 15포인트 급락했다. 현재경기판단지수와 향후경기전망지수는 각각 2020년 12월(-16포인트), 지난해 7월(-17포인트)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6으로 전월보다 9포인트 내렸고,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63으로 6포인트 높아졌다. 금리수준전망은 전월보다 3포인트 높아진 149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기대인플레가 향후 1년에 대한 물가 기대치이긴 하지만 현재 물가 흐름을 계속 반영하기 때문에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와 국제식량 가격,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이 가장 크고 외식비를 비롯한 개인서비스 요금 등 생활과 밀접한 체감물가가 높은 점이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높게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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