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상>] 이복현 "이자 장사" 구두 경고 논란…은행권은 '시끌'


정부, 시장경제 개입하나 논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발언으로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였다. /윤웅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한예주 기자]여름 더위가 느껴지는 한주였습니다. 지난주에도 경제계에는 시끄러운 이슈가 가득했는데요. 먼저 금융권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을 두고 소란이 있었습니다. 시중은행장들에게 예대금리차 확대 경고를 한 게 적절하느냐를 두고 말이 많았죠.

재계에서는 글로벌 복합 위기에 삼성과 LG는 핵심 경영진을 모두 불러 모아 대응책 마련 차원의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합니다. 외부 요인을 무시하다간 성장을 논의하기도 전에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 탓이죠.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이슈가 화제가 됐습니다. 국내 백신 개발 현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일부 기업이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한 것이죠. 먼저 금융권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관치금융' 논란 휩싸인 이복현…은행권 "아직은 지켜봐야"

-검찰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였다고요.

-지난 20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간 격차 확대를 경고했습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 등 오해의 소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 발언을 두고 금융 업계에서는 금감원장의 구두개입이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하와 우대금리 적용 등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요.

-네, 최근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나 코픽스(자금조달지수)가 일제히 상향 조정됐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는 상황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케이뱅크가 지난 21일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의 전 고객 대상으로 금리를 연 0.35∼0.36%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고, 농협은행도 24일부터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늘렸습니다. 다른 은행들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규제산업인 만큼 이 원장의 발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군요.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 이 원장이 바로 반박을 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 원장은 해당 발언 사흘 만인 지난 23일 정부의 시장 개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는 "은행의 공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와 관련해 감독당국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에 기초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은행은 상법에 따른 주주 이익뿐만 아니라 공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이 법과 헌법 체계에 있다"면서 "주주의 이익을 대표하는 은행 등 1금융권 경영진도 그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해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헌법'까지 언급하며 반박을 하니 검찰 출신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상기되는군요. 은행권 반응도 궁금하네요.

-우선 은행의 공적 기능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했습니다. 이 원장의 해당 발언을 두고는 은행권에서는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는데요. 우선 '관치금융'이라는 논란에 대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전한 금융시장을 위해 발언하는 것은 좋지만, 자유로운 시장경제에 대해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어 아쉬운 마음은 있다"면서 "건전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만 만들어주면 되는데 그 이상의 개입은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발언을 두고 '관치금융'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취임한 지 얼마 안 됐으니 기조라든지 정책 방향이라든지 등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 원장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은행들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것은 맞다. 금융권의 자율성을 중시한다고도 했고, 개입하지 않겠다고 얘기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해당 발언만을 두고 '관치 금융'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군요. 앞서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금리산정 자율성'을 강조하며 경영 개입을 줄이는 대신 위기 대응에 따른 책임성을 강조했는데, 이복현 원장이 이자이익과 관련해 지적하고 나서면서 혼란을 가중시킨 모양새네요. 아직 자세한 정책이 나온 게 아닌 만큼 조금 더 지켜보긴 해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hyj@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