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여전히 '적자늪'…올해는 다를까


경쟁 심화에 마케팅비 부담 가중…해외 사업 부진에 적자폭 확대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연결 기준 2조88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5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최수진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매출은 꾸준히 늘었지만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자회사가 부진하며 수익성은 악화하는 상황이다. '업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까지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우아한형제들이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우아한형제들, 연결 기준 '3년 연속 적자'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연결 기준 2조88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5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2조292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자회사와 해외법인 등 영향으로 연결 기준 적자다.

우아한형제들은 연결 기준으로 2020년에 112억 원의 영업적자를, 2019년에는 36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누적적자는 1233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은 1조335억 원에서 2조88억 원으로 2배가량 확대됐으나 영업이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실적 악화는 해외사업 부진 영향이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은 푸드테크(소프트웨어 개발·유통서비스업), 우아브라더스 아시아홀딩스(해외투자), 우아브라더스 베트남법인(음식주문플랫폼 제공·배달대행)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우아브라더스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13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830억 원으로 집계됐다.

별도 기준으로도 수익성은 줄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20년 582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100억 원으로 82.82% 감소했다. 2019년 당시 86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2020년 크게 성장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1 서비스 시작하고 나서 계속 적자 상태"라며 "시장에서는 배달비가 높게 책정된다고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라이더 프로모션 등 마케케팅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B마트 등 다양한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들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경제들의 2021년 연결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비용이 포함된 광고선전비는 2020년 490억 원에서 지난해 743억 원으로 51.63% 증가했다. 사진은 배달의민족 앱 사용 모습. /더팩트 DB

◆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도 부담…올해 실적 개선 가능성은

상황은 좋지 않다.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특수가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 움직임으로 사라지고, 배달앱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 우아한경제들의 '2021년 연결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비용이 포함된 광고선전비는 2020년 490억 원에서 지난해 743억 원으로 51.63%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경우 고객 부담이 더 가중될 우려가 존재한다.

우아한형제들의 광고선전비(연결 기준)는 △2018년 156억 원 △2019년 371억 원 △2020년 490억 원 △2021년 743억 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우아한형제들 별도 기준 광고선전비 역시 △2018영 156억 원 △2019년 306억 원 △2020년 368억 원 △2021년 589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에는 배달의민족에서 신규 광고 서비스 '우리가게클릭'을 선보였다.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200~600원씩 차감되는 클릭당 과금(CPC) 방식의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자영업자들은 광고비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아시아 배달시장은 젊은 인구가 증가하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중산층의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평가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축적한 역량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적자가 누적되는 것을 알고 있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단계다. 얼마 전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우리가게 클릭'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T업계 스타트업 특성상 특수한 상황이나 이슈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회사에서는 사업과 관련한 중기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려고 애쓰고 있다.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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