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일 천연두 백신을 보유한 HK이노엔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에 대해 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한 결과 내국인 1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으며 중앙방역대책본부 대책반을 꾸려 다부처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3세대 백신 도입을 위해 해외 제약사와 협의 중이며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은 다음달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이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두 백신을 생산 중이며, 자사 천연두 백신에 대해 원숭이두창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시험 준비 단계에 착수했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 백신으로 86%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로 천연두 바이러스와 같은 폭스바이러스과에 속했있으며, 증상도 천연두와 비슷하다.
HK이노엔은 지난 2009년 허가받은 2세대 백신을 정부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천연두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 않지만 정부가 테러 대응에 대비해 HK이노엔이 생산한 2세대 백신 3500만 명 분을 보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숭이두창이 확산할 경우 정부가 HK이노엔의 천연두 백신을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K이노엔은 현재 3세대 백신 비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2세대 백신보다 투약 방법이 간편하며, 면역 저하자에게도 투여가 가능한 제품을 목표로 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지난 달 말 원숭이두창 적응증 추가 임상을 위해 HK이노엔과 질병청이 첫 미팅을 진행하고 균주확보문제 및 신속한 임상착수를 위한 설계방법을 논의했다"라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확보해야 임상 착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질병청의 균주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응증 추가 임상 관련 식약처 면담에 필요한 사전 필요자료를 마련 중이다. 기 허가된 진네오스 허가자료 등을 참고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신속한 개발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진단 부분에서는 미코바이오메드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을 검출할 수 있는 PCR(유전자 증폭)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지난 2019년 원숭이두창 등 15종 병원체를 검출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검사 특허를 출원하고 지난해 1월 5일 등록을 마쳤으며, 정부의 공급 요청이 있을 경우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차백신연구소, 녹십자엠에스, 파미셀, 일동제약 등이 원숭이두창 관련 회사로 거론되고 있지만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과는 상관이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의 피부접촉 또는 성접촉 등으로 전염되며 호흡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