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광폭행보에 긴장하는 증권가…칼끝 어디로 향할까


금감원 사모펀드 재조사 가능성에 '긴장'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취임 첫 달부터 메리츠자산운용 수시 검사 실시 소식에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이 신임 금감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윤웅 기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취임 첫 달부터 메리츠자산운용 수시 검사 실시 소식에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감독 업무를 강화할 것을 예고한 만큼 증권사들도 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메리츠자산운용 수시 검사를 진행했다.

검찰 출신 인사로는 첫 금감원장이 된 이 원장은 지난 7일 공식 취임했다. 최근 금감원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차명 투자 의혹 등 법규 위반 여부 조사에 들어가며 금융투자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행보를 본격화 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2월 기존의 종합검사를 정기검사와 수시검사로 개편했다. 이미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 정기검사가 14년 만에 실시됐지만 이번 메리츠운용 수시검사는 이와는 결이 다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운용을 시작으로 다른 운용사들을 비롯해 증권업계와 가상자산업계까지 검사가 시작되는 등 당국의 행보에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제재 대상 리스트에 먼저 이름이 올라가거나 주목받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모펀드 운용사와 사모펀드 판매 증권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원장이 지난 정부 시절에 발생한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 원장은 지난 8일 사모펀드 사태를 다시 들여다볼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사모펀드와 관련해) 시스템을 통해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경우 펀드 판매 증권사와 최다 판매한 증권사 CEO의 징계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더팩트 DB

증권사의 경우 펀드 최다 판매 증권사 CEO의 징계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사모펀드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이 나온다면 증권업계 전체 이미지 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사모펀드 관련 사태의 경우 대부분 올해 초 금융당국의 최종 제재 절차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기준 미비를 근거로 내린 판매사 CEO 징계 확정이 남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 CEO에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윤경은 전 KB증권 사장, 나재철 전 대신증권 사장은 직무정지,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문책경고 처분을 받았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 징계와 관련해 문책경고를 받았다.

이 외에도 이 원장은 금융투자회사의 부동산 그림자금융 세부 현황 자료를 체계적으로 이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 세칙' 일부 개정안을 통해 금융투자업계에 부동산 그림자금융 관련 업무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고 비은행권 중개 기능을 통해 이뤄지는 부동산 금융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시 투자자들의 금융 리스크가 커지는 특징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원장 취임 후 금융투자업계 규제 강화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다방면으로 준비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신임 원장이 취임 직후 보이는 행보에 증권사들이 실제로 긴장하며 여러 부분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부동산금융 관련 외에도 위험관리실태평가 관련 준비에 나서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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