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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이민주 기자]
◆ 당면 과제 산적한데…출근길 막힌 강석훈 산은 회장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 이름이 연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죠?
-강석훈 회장이 취임 후 노조 저지로 출근길이 막힌 게 이유입니다. 강 회장은 지난 7일 산업은행 회장으로 선임됐지만 서울 여의도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임한 지 십여 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출근을 못 하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산은 노동종합은 지난 7일부터 강 회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데요. 시위에 참여하는 직원 수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80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지만, 점점 그 규모가 늘더니 지난 15일부터는 500여 명이 출근길 저지 투쟁에 참여했습니다.
-그만큼 노조의 투쟁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군요. 노조는 왜 강 회장의 출근을 막고 있는 거죠?
-노조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막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내걸었습니다.
-그렇군요. 강 회장도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려고 하는 건가요?
-아직까지 강 회장이 산은의 부산 이전에 공식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강 회장이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책특보를 맡아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설계하는 데 힘을 보탠 만큼 부산 이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출근을 하지 못하는 강 회장은 업무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거죠?
-강 회장은 여의도 산은 본점 인근에 임시 사무실을 차려 외부 활동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강 회장과 노조의 대립각은 언제쯤 해소될 것 같나요?
-갈등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강 회장이 지난 8일에 이어 16일까지 두 차례 본점으로 출근 시도를 했는데요. 노조와 입장차만 확인했습니다. 강 회장은 "대화로 풀어나가자"고 했는데요 노조는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면서 "강 회장이 부산 이전을 함께 막아내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서로에게 득이 될 게 없어 보이는데요. 출근을 못 하고 있는 강 회장은 아무래도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테고, 노조 역시 대내외 경제 상황이 심각해 산은 역할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갈등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수록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듯합니다.
네, 강 회장과 노조간의 갈등이 길어질수록 산은의 현안인 쌍용자동차 매각과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 마련 등 해묵은 숙제는 안갯속으로 들어가 온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산은 신규 회장이 선임될 때마다 노조는 입장 전달을 위한 시위를 했지만, 그 기간은 6일이 가장 긴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정부와 노조 사이에서 절충안을 내는 게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
◆ 화물연대 파업 끝났는데…하이트진로 출고 차질은 '현재진행형'
-이번에는 유통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이 끝났는데 소주 업체인 하이트진로의 물류 파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요.
-맞습니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했지만 하이트진로의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은 여전히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물차주들은 안전운임제와 별개로 기름값 급등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하이트진로는 파업 여파로 출고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이천과 청주 공장이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생산의 70%를 맡고 있기 때문에 파업 여파로 한때 출고량은 평상시의 70%까지 떨어지기도 했죠.
-지금은 출고량이 어느 정도 회복됐나요?
-하이트진로는 현재 새로운 물류회사와 계약을 맺고 출고량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천경찰서 등의 지원을 받아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의 누적 출고율이 평상시의 84% 수준으로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청주공장은 화물차주들의 돌발행동 등이 이어져 65% 수준까지 회복하는데 그쳤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파업으로 유통업계도 타격을 입었을 것 같은데요.
-식음료업계에서는 대부분 물류회사를 자체 운영하고 있어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식음료 업계 관계자들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운송 차량을 구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걱정했죠.
직접 타격을 입은 곳은 주류업계인데요. 하이트진로의 주요 화물운송 위탁사가 총파업에 참여하며 소주 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죠. 이에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지난주부터 화물연대 총파업 전후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에 대한 전국 가맹점의 발주 수량을 제한했습니다. 오비맥주는 정상 출고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 화물연대의 파업은 끝났지만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면서요.
-맞습니다. 지난 7일 0시부터 시작된 총파업은 7일 만에 끝났는데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와 정부가 14일 올해 종료 예정인 화물차 운전기사에 대한 안전 운임제를 내년 이후로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입니다. 그렇지만 안전 운임제에 대한 연장 기간이나 확대 범위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장기간 파업이 지속된다면 소상공인과 업주, 편의점 등에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 주류 대란이 벌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