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트 스텝'에 주담대 금리 7% 넘어 8% 시대 성큼…'영끌족' 한숨


美 연준,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시장금리 상승세 지속 가능성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 7%를 돌파했다.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연내 8%를 넘어설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미국이 약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대출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한층 강도 높은 긴축을 단행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7%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내 8%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4.33%~7.07%로, 최고금리가 7%를 넘어섰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7%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범위는 3.63~5.632%로 집계됐다.

은행연합회가 15일 공시한 5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코픽스는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9년 3월(1.94%) 이후 최고치다.

주담대를 비롯한 대출금리의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 스텝'이라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단행에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14~15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0.75~1.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에 나선 것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이후 27년 7개월 만이다.

이번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포인트에서 0~0.2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중은행은 이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올리며, 채권 금리 등도 상승하게 된다. 은행의 조달비용이 커지면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 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연내 주담대 8% 금리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사람을 일컫는 말)' 등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차주 1인당 연간 평균 이자 부담은 16만4000원 증가한다.

앞선 관계자는 "최고 금리에 대출을 받는 차주들은 많지 않지만,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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