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나 다름없는 상황" 다급해진 대기업들 잇단 사장단 소집


하반기 앞두고 경영전략회의 개최…"경제 복합 위기 속 주요 사업 재점검"

SK그룹이 17일 최태원 회장 주재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하반기를 앞둔 시점에 경영 환경을 재차 점검하고 사업 전략을 가다듬기 위함이다.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저성장 등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며 내부적으로 경영 환경이 전쟁 상황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 SK그룹, 17일 최태원 회장 주재 확대경영회의 개최

1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확대경영회의를 열 예정이다. 매년 6월 개최되는 확대경영회의는 계열사들의 상반기 경영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기업 가치 제고 방안 등 최태원 회장의 새 경영 목표가 제시된다는 점에서 재계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재계는 최근 최태원 회장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았고, 이달 초 SK 부회장급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된 'WE(월드엑스포) TF'를 신설한 만큼, 확대경영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 그리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저성장 등 경제가 복합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엄중한 분위기 속 경영 환경과 시장 상황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환경 변화에 맞춰 주력 사업인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BBC'와 친환경 분야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동시에 실행력을 높이려는 방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앞서 SK그룹은 이달 초 개최한 글로벌 포럼에서도 'BBC'와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글로벌 동향을 파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이번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주요 사업 추진 상황과 복합 위기 현황을 면밀히 진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경제 복합 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잇따라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더팩트 DB

◆ 삼성·현대차·LG도 전략회의 열고 복합 위기 대비

SK그룹 외에도 대부분 대기업이 하반기를 앞두고 경영전략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복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업 전략 재점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과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으로 나눠 각각 오는 21~23일, 27~29일 글로벌전략회의를 열 계획이다.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법인장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신성장 동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동시에 복합 위기 상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 발표에 따른 사업 부문별 계획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 중 한국에서 권역별 전략 및 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하는 해외법인장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탓에 최근 2년간 화상회의로 열렸지만, 올해는 대면회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 위기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미 경영전략회의를 마무리한 기업도 다수다. 한화그룹은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부문별 사장단회의를 열고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경영 현안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재정비했다. 사장단은 매출 감소와 같은 직접적 영향이 당장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위기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선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뜻을 모았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 4월 말 권오갑 회장 주재로 그룹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전체회의를 소집해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LG그룹은 빠르게 바뀌는 시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 2년 동안 중단했던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부활시켜 지난달 30일부터 계열사별로 실시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은 현재 경영 환경을 전쟁 상황이나 다름없게 인식하고 있다"며 "중장기뿐만 아니라 단기, 상황별 사업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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