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회장 직접 뛴다…SK·롯데 등 주요 기업,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


신동빈, 유럽서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SK그룹은 전담 TF 신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세계소비재포럼 현장을 방문, 해외 사업 네트워크를 가동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힘을 싣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최고경영진(CEO)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만드는 것은 물론, 그룹 회장이 직접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산 홍보맨' 활동을 펼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회(민간위)가 공식 출범한 이후, 유치 지원과 관련한 기업들의 구체적인 활동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부산엑스포 민간위는 국무총리 소속 정부 유치위원회의 공식 파트너로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롯데, POSCO,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등 11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도 지원 활동에 동참한다.

개별 기업으로 최근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그룹이다. 해당 사안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식품, 유통 등 롯데의 주력 사업과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사업을 소개하는 세계소비재포럼(CGF, 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 현장을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CGF는 세계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논의와 지식 공유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지난 1953년 설립된 소비재 업계의 글로벌 협의체로, 대표 연례행사인 CGF 글로벌 서밋은 소비재 CEO 대상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자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4일 2022 롯데 오픈 경기가 진행된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를 방문해 부산엑스포 포토월 앞에서 롯데 골프단 황유민 선수와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구체적으로 롯데그룹은 CGF 글로벌 서밋 전시장에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알리는 리플릿과 홍보 배너를 배치한다. 또 82인치 메인 스크린에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은 부스에서 직접 글로벌 소비재 CEO와 포럼 참석자를 대상으로 홍보 활동에 나선다. 글로벌 그룹 CEO들과의 별도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서의 부산을 적극 소개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홍보 활동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재 시장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향후 성공적인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활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2 롯데 오픈'이 진행 중인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를 찾아 롯데 골프단 소속 선수들과 함께 부산엑스포 홍보전을 펼쳤다. 지난해 9월에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릴레이 응원 캠페인 '함께해요 이삼부'에 참여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전시 역량, 풍부한 관광 자원 등 부산은 세계박람회 개최 최적지"라며 "부산과 함께 성장한 롯데도 세계박람회 유치를 향한 부산의 도전에 힘을 보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은 직후인 이달 초 부회장급 최고경영진들이 전면에 포진한 WE(월드엑스포) TF를 발족했다. 사진은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31일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는 또 다른 기업은 SK그룹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그 어떤 기업보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CEO급의 움직임 또한 조만간 나타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오는 20일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부산 홍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 출범 직후인 이달 초 부회장급 CEO들로 구성된 'WE(월드엑스포) TF'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전체 팀장 겸 아시아를 담당하며,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현장지원팀장, 장동현 SK㈜ 부회장이 기획홍보담당,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미주·일본·서유럽담당,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중동·아프리카·대양주·동유럽담당을 맡는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 면면을 보더라도 SK그룹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총력 태세를 갖췄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TF는 다양한 사업 활동을 펼치면서 관계를 맺은 해외 정부, 파트너 등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유치 지원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는 일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정부와 원팀을 구성,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열린 경제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대회에서 최태원 회장 등 기업인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을 담아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모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정부 측과 유치 전략을 공유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부산엑스포 민간위 사무국을 맡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유치 지원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유치 성공을 위한 세부 전략을 마련하는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우리 경제계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와 SK 외 삼성과 현대차 등도 TF를 만들고 그룹 차원의 지원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은 중점적으로 공략할 국가를 선정, 홍보 전략을 구체화하고, 자사 판매망을 유치전에 활용할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구단과 홍보관 활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이 갖고 있는 6G, 로봇, 메타버스, AR·VR 등 미래 첨단 기술이 유치전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세계박람회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불린다. 경제 효과는 61조 원 수준이다. 현재 2030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은 부산, 리야드(사우디), 로마(이탈리아)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30세계박람회 최종 개최지는 내년 11월 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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