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국무조정실장 行 무산된 윤종원 기업은행장…향후 거취 두고 뒷말 무성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네, 앞서 윤석열 정부는 국무조정실장에 윤종원 행장을 내정했는데요. 여당인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 국민의힘이 실패했다고 규정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라며 반발하면서 당정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이러한 잡음에도 한덕수 총리는 윤 행장 인선안을 밀어붙였지만 정치권 갈등이 심화하자 부담을 느낀 윤 행장이 결국 국무조정실장직을 고사한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윤종원 행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면서요.
-네, 국무조정실장 행은 일단락됐지만,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직을 완주할 수 있을지를 두고 금융계에서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계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서 무리 없이 임기를 마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긴 합니다. 논란 이후 윤 행장은 기업은행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윤 행장 임기가 내년 1월 2일까지로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임기를 마치지 않을까 하는 분석 나옵입니다. 기업은행 측도 "윤 행장은 이전처럼 행장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윤 행장 임기 동안 기업은행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했다는 점도 완주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입니다.
-그렇군요. 일각에서는 윤종원 행장의 기업은행장 중도 퇴임 가능성도 나온다면서요.
-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수장들이 사의를 표한 만큼 용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와 관계 없이 차기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산업은행 회장과 함께 국책은행 수장들을 인선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은행권 일각에선 윤 행장이 '오케이' 했을 이임식 일정을 잡고 리허설까지 마친 상황에서 국무조정실장행 불발로 남은 임기를 다 채운다는 것은 부끄러운 행태 아니냐는 따가운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 행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한 하마평도 솔솔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벌써 나오나요.
-사실 하마평이 나오기엔 이른 감이 있어 보입니다. 윤 행장의 거취를 둘러싼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네요. '낙하산 논란'이 일어난 취임부터 현재 국무조정실장 무산 뒤 거취 논란까지, '뒷말 많은 행장'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金겹살'에 '金자'까지 치솟는 밥상물가…'제로 관세'에 실효성 의문
-유통업계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식품 가격으로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극심해지면서 돼지고기에 이어 감자 가격까지 폭등한 것인데요. 서민들이 자주 사는 품목 위주로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폭은 훨씬 더 컸습니다.
-네. 맞습니다. 특히 서민들이 즐겨 먹는 삼겹살은 가격 폭등으로 '금겹살'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요. 얼마나 오른 건가요?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소매가격은 100g에 2953원으로, 1년 전보다 17% 상승해 3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돼지 생산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룟값이 지난 한 해 동안 30% 이상 올랐기 때문인데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58.5로 사상 최고치(159.3)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강원 홍천군 돼지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발생하면서 추가 가격 급등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가격은 어떤가요?
-마찬가지로 올랐습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입 축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54.5(2015=100)로 1년 전에 비해 39% 올랐습니다. 1년 새 수입 육류 가격지수가 40% 가까이 오른 셈인데요. 돼지고기는 13.9% 올랐습니다.
-그렇군요. 삼겹살뿐 아니라 최근 감자 가격도 급등했다죠?
-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도매시장 기준 감자 20㎏ 가격은 3만9600원으로 전년(2만5292원)에 비해 36% 상승했습니다. 소매시장 가격도 지난해 100g당 390원에서 644원으로 39% 올랐는데요.
5월 때 이른 무더위와 평년의 절반에 불과한 강수량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감자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최근 2개월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92㎜로 평년 강수량(186㎜)의 49%에 불과합니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미국산 감자도 현지 기후 변화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국내 외식업체들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미국 농업 데이터기업인 그로인텔리전스는 지난해 미국 감자 생산량이 최근 5년 평균치보다 7%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써브웨이는 지난달 초부터 웨지 포테이토, 감자칩을 일시 판매 중단했으며, 버거킹도 지난달 23일~24일 감자튀김 판매를 중단했다가 25일 재개했습니다. 두 기업 모두 겉으로 언급은 하지 않지만 감자 가격 상승에 속앓이를 한 셈입니다.
-외식업체와 서민들의 근심이 깊어질 것 같은데요.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놨나요?
-정부는 물가 대응을 중심으로 한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고 돼지고기, 감자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렇지만 물가를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인데요.
삼겹살은 수입 고기보다 국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 체감 물가는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내에 수입되는 돼지고기 원산지 대부분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이미 관세가 붙지 않아 달라지는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감자 또한 국제 물류난이 장기화하면서 감자 수급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