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갑질' 빈틈 노린다…원스토어, 반사효과에 IPO까지?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 맞대응…"광고비만 증가할 수 있다" 지적도

구글이 지난 1일부터 최대 30% 수수료를 받는 인앱결제를 강제한 가운데, 원스토어가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하며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사진은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원스토어 온라인 간담회 화면 캡처

[더팩트|한예주 기자] 구글이 지난 1일부터 최대 30% 수수료를 받는 인앱결제를 강제한 가운데, 원스토어가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하며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구글의 '갑질 경영'에 맞서 국내 콘텐츠 사업자를 보호하면서도 시장 영향력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해당 정책이 성과를 거둘 경우, 최근 철회했던 상장 계획이 재추진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다만, 원스토어의 새 수수료 정책이 당장 체감할 정도의 혜택이 될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스토어는 미디어콘텐츠 앱에 기본 수수료 10%를 적용한다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원스토어의 수수료 20%보다도 절반이나 낮은 요율이다.

이와 함께 거래액 규모와 구독 비중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수료를 최저 6%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거나 타 앱마켓 대비 일정수준 이상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미디어콘텐츠 앱에 대해서는 거래액 규모 및 구독 비중과 상관없이 특별 약정을 통해 6%의 수수료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한 원스토어는 2018년 7월 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인하하는 정책을 발표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출범 직후에는 앱마켓 시장 내 구글과 애플의 견고한 입지로 한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내보이는데 그쳤지만, 이 같은 정책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현재 시장점유율은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70%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한 구글에 비하면 열세다.

원스토어는 구글과 대비되는 정책을 펼치며 '대안 앱 장터'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지난해 모든 앱에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히고 지난 4월부터 이를 따르지 않는 앱들의 업데이트를 막았다. 해당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경우 앱 자체를 자사 앱 마켓에서 삭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의 빈틈을 노린 것으로, 사실상의 법안 무력화 시도에 가깝다. 인앱결제는 소비자가 앱에서 유료 콘텐츠를 구매할 때 앱마켓 사업자가 개발한 내부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다만, 일각에선 새 정책이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원스토어는 이미 앱별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을 허용하면서 5%의 수수료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각사 제공

인앱결제의 여파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음원, 웹툰 등 플랫폼으로 퍼지고 있다. 이들은 줄줄이 구글 인앱결제를 사용하면서 내는 수수료만큼 서비스 이용료를 올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 이용료와 '톡서랍 플러스'의 이용료를 각각 월 4900원에서 5700원으로, 월 900원에서 2200원으로 올렸다. 단, PC에서는 원래 가격에 판매한다. 네이버도 앞서 네이버웹툰 등의 이용료를 올리며 "PC와 모바일 웹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그대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이번 수수료 정책이 원스토어의 기업가치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인앱결제 논란에 따라 콘텐츠업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앱마켓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는 만큼 시장점유율 등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스토어의 잇따른 수수료 인하 행보는 입점사 확대 및 매출 성장과 직결된다는 점에 비출 때 향후 기업가치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스토어가 구상대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하면 상장을 다시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원스토어는 지난달 11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실적이 부진해 상장을 철회한다며 "국내외 시장 상황이 개선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되면 상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새 정책이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원스토어는 이미 앱별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을 허용하면서 5%의 수수료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구글도 비슷한 할인책을 내놓은 적 있고 오히려 원스토어의 광고비, 판촉비만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여전히 글로벌 서비스가 어렵다는 점과 구글에 비해 낮은 점유율 등에 따라 이들을 끌어모으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앱마켓이자 시장 조정자로서 미디어콘텐츠 생태계와 소비자 보호에 나서게 됐다"며 "이번 정책이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뿌리를 더욱 튼튼하게 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데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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