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8% 온다?" 금리 오르는데…변동형? 고정형? 금융권 추천은


금리 상승기, 신규 대출자 고정금리 선택 유리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이 필요한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 상승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를 잡기 위해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함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내에 8%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고정형 금리는 연 4.16~6.39%다.

금리 상단이 이미 6%를 넘었으며, 주담대 금리가 통상 기준금리 인상 폭의 2배가량 오르는 경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 기준금리가 2.5%로 지금보다 0.75%포인트 더 오를 경우 주택대출 금리 상단도 7%를 넘게 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2.25~2.5%로 올라간다고 보는 시장 예측치가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통상 기준금리 상승 폭보다 대출 금리를 더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주택대출 금리 상단이 8%를 넘을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출이 필요한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상품을 선택을 해야할 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기…변동금리가 고정금리 추월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만큼 정답은 없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동안 신규 코픽스 변동금리 상품의 가장 큰 매력은 대출금리가 금융채 5년물 혼합형보다 낮다는 점이었다. 혼합형 상품이나 5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고정금리 상품의 경우 장기간 금리를 고정하다 보니 은행은 변동금리 상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아직까지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택한 차주들이 많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0.8%를 기록했다. 지난 1월(76.3%)보다 4.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3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기면서 이런 현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해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금리가 빠르게 올랐고, 이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 대출 상품 금리에 적용되면서 변동 금리 상품 경쟁력도 약화됐다. 이로 인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상품의 이자부담 격차도 크게 줄었다.

이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 금리가 고정형을 추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출을 고민하는 금융 소비자라면 5년 변동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에서 연내 기준금리를 2번 정도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당행 기준 3일 현재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금리 차이가 0.47%포인트 난다. 기준금리가 2번만 올라도 0.5%가 오르게 된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연말에는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를 잡기 위해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함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내에 8%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고정금리 후 '대환 대출'하는 선택지도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 금리를 받은 후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인상하면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추월할 수 있기 때문에 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을 받고서 3년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후 금리 안정기가 접어들어 금리가 다시 내려간다면 3년 후 대환대출로 금리가 저렴한 상품으로 갈아타거나 또는 신규 대출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환대출을 받을 경우 바뀌는 대출 환경에 대해서는 고려해야 한다.

올해 초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강화돼 대출 2억 원 이상 있는 차주가 대출을 받을 때 DSR 40%를 적용받고, 오는 7월부터는 기준이 1억 원 이상으로 강화된다. 정부가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70%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DSR은 유지하는 만큼 대환 대출 시 대출 가능금액을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앞선 관계자는 "당장 신규 대출을 받더라도 3년 후 대환대출을 하거나 신규로 대출을 받을 때 지금의 조건과는 다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며 "DSR 등 조건이 바뀌어 이전에 받았던 대출 한도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리스크가 있는 점 등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변동금리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연말 8%까지 오른다는 전망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10~15%까지 오를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본다"며 "주담대의 경우 통상적으로 단기간에 상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계속해서 금리가 오른다면 고정형이 유리할 수 있지만, 금리 상승기가 꺾이고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든다면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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