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수진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약 20조 원을 투자해 미래 먹거리 육성에 나선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지속가능성'이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콘텐츠와 식품부문에 최대 12조 원을 집중 투자하고, 미래 신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 CJ, 콘텐츠·식품에 12조 원…물류에 7조 원 투자
CJ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20조 원을 집중 투자한다. 분야별로는 △콘텐츠·식품 12조 원 △물류·커머스 7조 원 △신소재 1조 원 등이다. 이 과정에서 2만5000명 규모의 신규채용도 진행한다.
CJ그룹은 CJ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향후 5년간 최소 2만5000명에서 3만 명에 육박하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콘텐츠 부문에서는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 △제작 역량 확보 등에 집중한다. 인력 확보, 기술력 향상 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CJ ENM은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JTBC스튜디오, 네이버 등의 투자유치를 받았고 일본TBS그룹과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타깃 콘텐츠의 공동제작 및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식품에서는 △미래형 식품 개발 △식품 생산시설 확보 등에 나선다. CJ그룹 관계자는 "미래형 식품은 대체육 사업이나 플랜테이블(식물성식품) 사업 등을 의미한다"라며 "그런 부분에 투자에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지난 3월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체육과 할랄, 웰니스를 강화하겠다"라며 "CJ제일제당 경영진 및 임직원들은 최고인재와 혁신적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위기 극복을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물류·커머스 등 플랫폼 분야에서는 이커머스, 엠커머스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인프라 확대에 주력한다. 국내 1위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최적화 인프라·시스템 강화 등 물류 운영경쟁력 확보에, K-뷰티 플랫폼 CJ올리브영은 IT기술을 적용한 마케팅/서비스 고도화, 글로벌 매출비중 확대에 나선다.
◆ '지속 가능'에 초점 맞춘 CJ 투자
CJ그룹은 지난해부터 주요 투자 분야를 설정하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컬처 △플랫폼 △웰니스 △지속가능성 등을 4대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중기 비전 발표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접 등장해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이 회장이 임직원에게 사업 비전을 설명한 것은 2010년 이후 약 11년 만이다.
이번 발표에서 확정한 20조 원 가운데 절반 규모인 10조 원은 2023년까지 투자를 마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앞서 "CJ의 현 상황은 성장 정체"라며 "이대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CJ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의 일환으로, 이번 투자의 핵심을 '지속가능성'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 등 핵심 계열사에서는 바닷물에서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제품의 생산시설 확대 등 미래형 신소재 투자에 나선다. 또한, 바이오 의약품위탁개발생산시설(CDMO), 천연 프리미엄 소재 고도화도 추진한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중장기 핵심 전략 방향은 △사업장의 탈(脫)탄소 에너지 전환 △제품과 솔루션의 친환경적인 혁신 △공급망∙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의 그린 파트너십 구축 세 가지다. 당시 CJ제일제당은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우위가 될 것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튼실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CJ 각 계열사는 컬처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 및 디지털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기본 정신과 철학으로 웰니스와 지속가능성, 즉 모두가 잘사는 것과 공정·갑질 불가·상생은 기본이고 세계적 흐름인 ESG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 성장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CJ는 산업 기반이 미미하던 1990년대 중반부터 25년 넘게 영화, 드라마 등 문화사업에 꾸준히 투자해 문화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길을 열고, 이를 주도해왔다"며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로 '소프트파워' 분야에서 K-브랜드 위상강화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말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