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그룹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관계사들의 인력과 역량을 한데 모은 'SK 그린 캠퍼스'를 출범시켰다. 관계사 간 경계를 허물고 상시 협업을 통해 미래 신사업 개발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30일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하는 6개 관계사가 참여해 만든 '그린 캠퍼스'가 이날 서울 공평동 종로타워에서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린 캠퍼스'는 SK그룹의 경영 방법론인 '공유 인프라'의 하나로, 참여 관계사들이 물리적 공간(건물)과 지식, 정보 등 유무형 자산을 공유하며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참여 회사 중 3개사(SK E&S·SK에코플랜트·SK에너지)는 환경 사업 관련 조직이, 나머지 3개사(SK지오센트릭·SK온·SK임업)는 회사 전체가 통째로 '그린 캠퍼스'로 옮긴다. 전체 캠퍼스 구성원은 1200여 명에 이르며, 다음 달 3일까지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넷 제로' 조기 달성을 위해 그룹 차원의 친환경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고자 '그린 캠퍼스'를 만들었다"며 "이를 계기로 친환경 사업 투자와 신사업 개발 등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SK그룹은 2026년까지 미래 성장 산업에 247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이 중 67조 원을 친환경 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SK E&S는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솔루션, SK에코플랜트는 환경·신재생에너지, SK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솔루션&모빌리티 플랫폼 구축,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및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SK온은 기술 혁신을 통한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와 ESS 개발·생산, SK임업은 산림을 통한 탄소 상쇄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그린 투게더'를 슬로건으로 정한 캠퍼스 내 관계사 구성원 간 교류가 활성화하면 사업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에코플랜트가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SK지오센트릭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 공급하는 모델 등 다양한 협업 지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캠퍼스 측은 소통과 협업을 지원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관계사 간 사업 이해도를 높이고 상호 벤치마킹할 수 있는 '공유 데이'를 열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강좌·학습 모임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발굴한 협업 과제는 캠퍼스 내 '시너지 협의체'를 통해 실제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캠퍼스 시설도 관계사와 구성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공유'와 '자율' 기조로 운영된다. 우선 구성원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보안상 필수 구역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을 입주사 전체가 공유한다. 또한,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임원들의 고정 집무실을 없앴다.
'그린 캠퍼스'는 구성원들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 협업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로도 구현됐다. 구성원들은 메타버스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참여형 학습 모임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메타버스에 올린 축하 동영상을 통해 "조직이나 연차 구분 없이 누구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고, 원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캠퍼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캠퍼스 측은 종로타워에 재활용품을 자동으로 수거하는 설비 등을 마련해 구성원들이 친환경 실천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연료전지, 전기차 급속충전 설비 등 관계사 사업 아이템을 활용해 친환경 건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한편 SK그룹은 지난 1월, 2027년까지 경기 부천에 그룹 친환경 분야 연구개발(R&D) 인력과 역량을 모은 'SK 그린 테크노 캠퍼스'(가칭) 설립 계획을 밝혔다.
'그린 캠퍼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김준 SK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장 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그린 캠퍼스'가 SK그룹 친환경 사업의 상징으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친환경 사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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