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정문경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간 억눌렸던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편 공급 부족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유류세 등 영향으로 항공료 가격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최대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여름 성수기인 오는 8월 14일부터 27일까지 해외 주요 노선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최소 1.5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파리 왕복 항공권 가격은 170만~200만 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이는 2019년 100만~120만 원에 비교하면 1.7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서울~런던 왕복 항공료는 170만~200만 원으로, 2019년 80만~100만 원에 팔렸던 항공권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증가했다. 미국 LA와 뉴욕 왕복 항공료는 각각 230만~280만 원, 270만~300만 원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2년 전에 각각 100만~130만 원, 110만~140만 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휴양지로 많이 찾는 필리핀 세부(60만~80만 원)와 태국 푸켓(90만~100만 원), 인기 관광지 일본 오사카(50만~60만 원) 등 모두 코로나19 이전 대비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항공권 가격의 갑작스러운 증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해외 여행 수요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나투어의 4월 전체 송출객은 1만 297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5.8% 증가했다. 이는 올 1분기 전체 송출객 1만 5501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예약률은 5월 2505%, 6월 2567%, 7월 998% 올랐다. 지난달 참좋은여행 해외여행 예약자 수는 2만3842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4월 7만4158명의 32.2% 수준이다. 롯데관광개발이 지난달 초 현대홈쇼핑에서 판매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10일 패키지가 약 2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는 국제선을 증편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받쳐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운항을 이달 주 532회에서 다음 달 주 762회로 230회 늘릴 예정이고, 7월부터는 주 300회씩 증편해 오는 11월에는 코로나19 발생 전 50% 수준인 주 2420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 고공행진 여파로 항공사의 유류할증료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항공값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항공사들의 6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1만7600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 9월(1만7600원)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발(發) 국제유가 폭등으로 유류할증료가 크게 올랐었다.
국제선의 경우도 6월 대한항공의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2계단 상승한 19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7700~29만3800원이 부과된다. 19단계는 지난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3월 10단계, 4월 14단계, 5월 17단계로 꾸준히 유류할증료가 상승하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ℓ)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되며, 그 이하면 부과되지 않는다.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 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335.62센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만큼 수요를 회복하진 않았으나, 최근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아직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상황"이라며 "운항제한(커퓨) 해제되면 운항횟수증가로 공급부족 해소되는 것과 가파르게 오르는 유류할증료로 인해 소비자 체감운임이 높게 느껴질 수 있어 공급제한이 빠르게 해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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