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정문경 기자] 꾸준한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워온 KG그룹이 쌍용자동차(쌍용차)의 새 주인 후보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비료사업을 모태로 다양한 사업군의 29개 계열사를 보유한 KG그룹이 자동차 제조업체인 쌍용차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비료회사인 경기화학을 모태로 1985년 설립된 KG그룹은 오랜 기간 다수의 M&A를 토대로 현재 KG스틸, KG케미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KG ETS 등 국내 21개·해외 8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5조3464억 원이며 매출은 4조9833억 원이다.
KG그룹은 자금력 부문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 왔다. 지주회사 격인 KG케미칼이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 3600여억 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고,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 매각대금 5000억 원이 조만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KG그룹은 철강과 화학뿐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IT, 컨설팅, 교육, 미디어, 레저, 식음료(F&B)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 왔다. KG그룹은 2011년 온라인 결제 부문 1위 기업인 이니시스와 모빌리언스를 인수하며 IT 분야에 뛰어들었고, 2013년에는 웅진씽크빅의 취업·직업 교육 사업 자회사인 웅진 패스원을 인수하며 교육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7년에는 미국 치킨 체인업체 KFC의 한국법인을 인수했고, 2019년에는 동부제철을 인수해 이듬해 상반기 12년 만에 경상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9월에는 할리스커피를 인수하며 F&B 분야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또한 KG케미칼은 2017년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의 원료인 고순도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에너켐을 인수하며 2차전지 소재 시장에도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KG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등 자동차와의 접목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의 미래차 전환을 이끌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냉연강판과 도금강판, 컬러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는 KG스틸(구 KG동부제철)은 과거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한 이력도 있다.
비료와 콘크리트 혼화제 원료 등을 생산하는 KG케미칼은 연간 5만t(톤) 규모의 차량용 요소수 생산 설비를 갖춘 온산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KG그룹이 쌍용차에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대표자로 내세운 KG ETS는 폐기물 처리 사업을 기반으로 도금용 산화동 등 신소재와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중유 등을 생산하고 있다.
KG그룹 관계자는 "쌍용차를 조속히 정상화시켜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직 조건부 인수 예정자이기에 앞으로 남은 인수 절차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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