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날이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펀드 순자산 규모는 831조9000억 원에 달합니다. 전년 말보다도 111조7000억 원(15.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519조8000억 원 수준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나서며 몸집을 불리는 추인데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사모펀드 소식을 <더팩트> 취재진이 추렸습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윤정원 기자] 쌍용차 인수전이 4파전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까지 뛰어든 쌍용차 인수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지대한 분위기다.
◆ 쌍용차, 오는 11일까지 인수제안서 접수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 후보 4곳의 쌍용차 예비실사를 끝냈다. 지난달 19일부터 실시된 예비실사에 참여한 인수 후보 4곳은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벳에쿼티(PE·대표 윤영각), 이앨비앤티(EL B&T) 등이다.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 후보 4곳에 입찰 안내서를 보내 오는 11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매각은 인수제안서에 적힌 인수 금액과 사업 계획 등을 토대로 먼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가리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인수 후보 4곳은 모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기로 내부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KG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대표 정한설)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에 나선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파빌리온PE는 금융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꾸린다고 알려졌다. 이앨비앤티는 해외 투자 유치로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상장 폐지 또는 개선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쌍용차가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가 상장 폐지되면 인수자의 외부자금 유치가 어려워지는 만큼 매각 절차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 로터스PE-키움캐피탈 컨소시엄, 윌비에스엔티 새 주인 된다
한라그룹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윌비에스엔티 인수를 추진한다. IB 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대표 정승원)와 ACPC프라이빗에쿼티(PE·대표 이병훈)는 최근 윌비에스엔티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로터스PE-키움캐피탈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로터스PE는 한라그룹 계열 PEF 운용사다.
1987년 설립된 윌비에스엔티는 반도체 제조장치에 사용되는 리테이너 링과 디스플레이용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ACPC PE는 지난 2019년 11월 카무르PE로부터 윌비에스엔티 지분 100%를 약 700억 원에 인수했다.
로터스PE-키움캐피탈 컨소시엄은 윌비에스엔티 지분 100%를 1900억 원가량에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 양측은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주식매매계약(SPA) 전 실사를진행 중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웰투시-ACPC PE는 투자 2년 반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 휘트린씨앤디·멜론파트너스·신한캐피탈, 상신종합식품 인수
국내 PEF 운용사 휘트린씨앤디(대표 고영주)와 멜론파트너스, 신한캐피탈이 국내 냉동돈가스 시장 점융율 1위 상신종합식품을 도합 390억 원 인수했다. 휘트린씨앤디, 멜론파트너스, 신한캐피탈이 확보하게 된 지분은 약 78%다.
휘트린씨앤디, 멜론파트너스가 조성한 성장금융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최근 상신종합식품, 빠삭컴퍼니(가정간편식 빠삭마켓)를 운영하는 상신티에스의 모회사 상신티에스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휘트린씨앤디와 신한캐피탈 벤처투자부가 별도로 조성한 프로젝트펀드는 상신티에스에 약 290억 원을 투자했다.
상신종합식품은 1994년 설립된 육가공 냉동식품 및 가정간편식(HMR)을 생산 판매하는 업체다. 현재 상신종합식품은 CJ제일제당의 고메돈가스 및 고메치킨을 전담 생산하는 등 100여 곳의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엔데믹과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에 따른 위탁생산 등으로 향후 매출 증대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