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IPO '차일피일'…이제 건설 대어는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건설주 묶이는 것 적절치 않아…상장 시기는 미정"

SK에코플랜트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제공

[더팩트|윤정원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일컬어지던 현대엔지니어링이 계획을 접으면서 차기 대형 건설 상장주에 이목이 쏠리는 추이다. 시장에서는 건설업을 포괄하는 SK에너지플랜트의 IPO 일정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심사 승인 효력은 오는 6월 6일 소멸된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월 28일 공모를 철회한 후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지 않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후 청약, 배정, 발행까지 기계적으로 최소 45일가량이 소요된다. 사실상 올해 IPO를 포기했다고 봐도 된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IPO 일정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나 내년 등 IPO 시점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처음부터 상장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상장 시기는 빨라야 내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상장 추진 당시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대거 구주 매출에 포함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최대주주로 지분 38.62%를 보유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1.72%, 현대글로비스가 11.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역시 4.68%를 보유 중이다.

회사는 IPO 과정에서 총 1600만 주를 공모주로 내놓았는데, 그 중 75%인 1200만 주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구주 매출이었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평가 시가총액을 높게 산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IPO 일정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더팩트 DB

한때 기업가치가 10조 원까지 언급됐던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시기가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상장 예정인 여타 건설주로 쏠리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곳이 SK에코플랜트다. 지난해 5월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꾸며 환경기업으로의 대전환에 나선 SK에코플랜트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당사가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피어그룹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대표 주관사와 공동 주관사를 최종 선정한 상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달 21일 IPO를 위한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3곳을,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2곳을 정했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에 돌입했다. 다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역대급 호황을 누려오던 IPO 시장은 얼어 붙은 상태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러시아발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며 전 세계적으로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매출은 6조1738억 원, 영업이익은 1160억 원 수준이다. 자산규모는 7조7554억 원 수준이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 상장시 기업가치가 10조~1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오후 1시 15분 기준 SK에코플랜트의 가격은 9만1300원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3조2297만 원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5월 새단장에 나선 만큼 건설주로 묶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내년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주관사와 협의하에 추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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