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 회장, 아파트 '전면 철거' 결단…손실비 3700억 원


"8개동 모두 철거" 재시공 후 입주까지 70개월 소요 예상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붕괴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8개동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이민주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사고가 난 '광주 화정 아이파크'를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재시공까지 소요 시간은 70개월, 손실비용은 37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정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화정 아아파크) 입주 예정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정동의 8개동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 아이파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는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지 7개월여 만이다.

사고 직후 미흡한 대응과 부실공사 의혹이 불거지자 정 회장은 지난 1월 17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사퇴했다. 당시 사고 피해자와 예비 입주민들, 광주시에 대한 피해보상도 약속했지만 4개월이 지난 최근까지도 명확한 보상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붕괴 사고가 일어난 201동을 포함한 전체동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새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준공 중이던 아파트 전체동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정 아이파크는 지난 2019년 5월 분양한 아파트로 당초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었다. 규모는 지하 4층~지상 39층, 8개 동,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의 847가구다.

정 회장은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에 접어들었지만 유명을 달리한 근로자 가족들의 보상 이외에는 국민 여러분들께 체감할만한 수준의 사고 수습 모습을 보이지 못해 다시한번 죄송하다"며 "피해 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지만 입주 예정 고객의 불안감은 커져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회사 역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가치와 회사에 대한 신뢰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며 "고객에게 안전을 제공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고객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설명했다.

하원기 대표는 재시공까지 70개월이 소요될 것이며, 입주자 보상금, 재기공비용을 포함한 손실비용으로 추가로 2000억 원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입주지연 보상금, 재시공 비용 등을 포함한 손실비용으로 2000억 원이 추가로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분기 사고 관련 1700억 원의 손실비를 선반영했다.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지난해 1700억 원 수준의 손실을 예상을 했었고 그때까지는 아직까지 철거 방식이나 보상안 등이 정해지지 않았었다"며 "추가로 2000억 원이 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입주지연 보상금, 철거비, 재시공에 드는 비용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시공에 소요되는 기간과 관련해 "70개월 후면 (입주가) 가능하리라 본다"며 "아직은 철거 방법 등이 결정이 안 돼서 대략적으로 70개월 정도가 소요되리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안전에 관한 신뢰가 없어지는 일이 있다면 회사에 어떠한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아이파크를 사랑하시는 모든 고객과 국민 여러분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3일) 안전혁신경영을 위해 외부 출신의 품질·안전 전문가를 영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일부로 박용현 상무와 이광희 상무를 각각 품질혁신실장과 안전관리실장에 신규 선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객관적이고 혁신적인 품질 및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월 CSO를 선임했으며, CSO 조직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품질혁신실과 안전관리실의 수장으로 외부 전문가를 추가 영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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