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수주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4일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 미국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5G 가상화 기지국(vRAN) △다중 입출력 기지국을 포함한 라디오 제품 등 다양한 통신장비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수주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교두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9월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어건 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건 회장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비롯한 세계 고산 지역을 등반할 만큼 업계에서도 등산 마니아로 정평이 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맞춤형 미팅'에 나선 것이다.
일요일 오전부터 어건 회장이 묵고 있는 호텔로 직접 찾아가 그를 태우고 북한산까지 이동한 이 부회장은 약 5시간 가량 산을 오르며 개인적인 일상 이야기부터 디시와 협력 강화 방안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도쿄에서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 도코모(1위)와 KDDI(2위) 본사를 방문, 각 회사 경영진과 5G 비즈니스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모색, 5G 통신장비 수주를 따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디시 네트워크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됨으로써 세계 최대 통신 시장인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핵심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5G 가상화 기지국은 소프트웨어를 범용 서버에 탑재하여 기지국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고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12월 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가상화 기지국의 대규모 상용에 성공한 이후, 영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성능과 차별화된 상용 역량을 입증 해왔다.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은 지난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의 대상격인 'CTO초이스'와 '최고의 모바일 혁신 기술상' 2관왕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상용 역량이 집약된 5G 가상화 기지국은 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번 디시와의 협력은 이런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통신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의 DNA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일본 등 글로벌 핵심 5G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대규모 통신망 구축 역량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시와의 협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5G 시장 공략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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