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공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MG손해보험에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인수 출사표를 냈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주인인 상황에서 지속적인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력이 있었던 만큼 부실 경영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MG손보' 인수전에 커지는 PEF 관심…'경영 정상화' 기대감엔 물음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외 5개 이상의 대형 PEF 운용사가 MG손보 예비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거나 검토 중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회사는 글랜우드PE, SKS크레딧, 뱅커스트릿PE, MBK파트너스, 파인트리자산운용 등이다. MG손해보험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공개 매각에 들어간 상태다.
MG손보 인수전에 PEF 운용사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최근 금리 인상으로 업황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투자 운용수익이 증가한다. 업계는 MG손보 거래가격이 4000억~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사모펀드의 보험사 인수를 두고 책임경영 부분에서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MG손보의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은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적기시정조치에 응하지 못해 지난 201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2019년 MG손보는 경영난에 빠지며 다시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에 팔렸다. 그러나 JC파트너스의 인수 2년 만에 또다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며 지난해 당기순손실 617억 원을 기록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연이어 매각됐지만 정상화에 실패해왔다"며 "보험사 경영이 순항하지 않을 시 부실기관 지정이 되풀이될 우려가 따른다"고 말했다.
◆ IMM인베, '드림마크원' 지분 일부 매각…큰 그림 있나
IMM인베스트먼트(IMM인베·대표 장동우, 지성배)는 최근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드림마크원 지분 일부를 홍콩 기반 사모펀드 운용사 거캐피탈파트너스(Gaw Capital Partners)에 매각했다.
IMM인베는 지난 2019년 10월 드림마크원 지분 49%를 인수했다. 2020년에는 모회사 드림라인의 지분 93.2%를 사들였다.
드림마크원은 서울시 구로에 위치한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운영사로, 총 1200개 랙 및 10메가와트(MW)의 전력량을 보유 중이다.
국내 3대 이동통신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며, 전력 이원화 설비 및 내진 설계를 기반으로 중단 없는 전력 공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딜로 IMM인베와 거캐피탈의 파트너십이 기대된다는 시각이 나온다. 두 회사는 아시아 지역 내 우수한 IDC 투자 및 운용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 VIG, 콤부차 시장에 팔 걷었다…'티젠' 800억 원에 인수
VIG파트너스(VIG·대표 이철민)가 콤부차 시장을 선점한 '티젠' 인수로 건강 음료 시장 투자에 나선다. 콤부차는 녹차나 홍차에 유익균을 넣은 후 발효시켜 만든 음료다.
IB업계에 따르면 VIG는 건강음료 전문 기업 티젠농업회사법인 인수를 추진 중이다. 티젠의 최대주주는 기업은행과 벤처캐피털(VC) TS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설립한 IBKTS엑시트사모투자펀드(PEF)다.
VIG는 IBK-TS 펀드 지분 70%와 김종대 티젠 대표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15%를 확보한다. 1조 원 규모로 조성된 4호 블라인드펀드의 6번째 투자처다. 거래 금액은 800억 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젠은 아모레퍼시픽 내 오설록 사업을 주도했던 김종태 대표가 지난 2000년 설립한 회사다. 녹차, 홍차 등 제품부터 각종 건강 음료 제품군으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다.
티젠은 동결 건조된 콤부차를 분말 스틱형으로 제품화하는데 성공해 관련 시장을 선점했다. 티젠의 지난해 매출액은 직전 해의 두 배 수준인 407억 원을 기록했다.
◆ SK온 프리IPO 뛰어든 국내 PEF…어떻게 진행 되어가나
SK온이 최대 4조 원의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진행하는 가운데 국내 중견 PEF가 최대 1조 원 규모의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도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이 입장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력을 높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투자사로 뽑힌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이 향후 어떻게 자금을 모을지 관심이 모인다. 통상 대형 딜의 핵심 출자자(앵커 LP)가 정해지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펀드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앞서 국내 PEF 운용사인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스텔라인베스트먼트 등이 SK온의 투자유치를 주관하는 JP모건과 도이치뱅크에 투자 제안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기업가치 35조 원 수준의 약 10%에 해당하는 3조~4조 원의 보통주 투자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투자자는 해외투자자가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스톤·KKR·칼라일그룹·싱가포르투자청(GIC)등 해외 투자자 후보들은 현재 본입찰을 앞두고 SK온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SK온은 상반기 중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프리 IPO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김준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제15기 주주총회에서 "프리IPO의 딜 클로징(거래 종료)은 상반기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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