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에서 대기업 이룬 최윤 OK금융 회장…성장 제동 우려도


공정위, OK금융그룹 대기업집단 신규 지정…공정거래법에 대한 공시의무 등 부담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OK금융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OK금융그룹 제공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OK금융그룹이 총자산 15조 원 규모의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대부업으로 시작해 제2금융권 등 사업을 확장한 지 20년 만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집단이 될 경우 OK금융그룹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내부거래 등 공정거래법에 대한 공시의무가 생겨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 OK금융그룹, 20년 만에 대기업 지정…공정자산 5조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7일 사업이익 증가 등을 이유로 OK금융그룹을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대기업집단 지정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공정위는 공정자산이 5조 원을 넘으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현재 OK금융그룹은 OK저축은행을 비롯해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옐로우캐피탈대부 △비콜렉트대부 △오케이캐피탈 △오케이벤처스 등 금융계열사 15곳과 △오케이데이터시스템 △오케이신용정보 등 비금융 계열 4곳 등 총 1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OK금융그룹이 보유한 공정자산은 지난해 기준 5조2260억 원에 달한다. 공정자산은 대기업집단의 일반 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계열사 자본총액을 더한 것을 뜻한다.

금융권에서는 OK금융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오른 것을 두고 의의가 크다고 보고 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002년 '원캐싱'이라는 대부업으로 시작해 제2금융권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지 20년 만에 서민금융 사업으로 대기업을 일궜다는 점에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OK금융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면서 최윤 회장의 최종 목표인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 대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경영 과제 해소는 물음표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OK금융그룹의 대기업집단 지정이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면서 최 회장의 최종 목표인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OK금융은 오는 2024년 대부업 청산을 발판 삼아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대기업집단이 되면 대규모내부거래 등 공정거래법에 대한 공시의무가 생기기 때문에 경영상 적지 않은 부담이 가해지는 만큼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지정에 따라 OK금융그룹은 향후 공정거래법에 맞춰 기업집단 현황과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회사 중요사항 등의 공시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특수관계인 관련 부당 이익제공도 금지된다.

자산 10조 원 이상일 경우 지정되는 상호출자제한집단에 비해선 규제가 느슨한 편이지만 특수관계거래를 매 분기마다 공개해야 하는 만큼 제한적으로 접근 가능했던 기업집단의 자료를 누구나 열람·감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OK금융그룹이 대기업집단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대부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마냥 반가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대기업집단지정제도'에 대해 경제계 안팎에서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낡은 규제라는 말이 많았다. 정부가 대기업집단을 지정해 기업을 통제하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대기업집단에 들어갈 경우 경영상 제약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금융업의 경우 원래 규제가 많은 산업인데 OK금융그룹이 대기업집단에 들어가면서 '이중 규제' 하에 경영을 이어나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OK금융 관계자는 "관련 법규에 따라 사업이익 증가 등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됐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공시와 신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계기로 더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이어가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성장한 기업 규모에 맞춰 '종합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대부업 조기 청산 등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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