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다 웃었는데…'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홀로 울상


NH투자증권, 전년 동기比 60.3%↓…그룹 내 기여도 비중도 10.9%포인트 하락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둔 가운데 NH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만 소폭 감소하며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만 쓴웃음을 지었다. 1분기 NH농협금융만 유일하게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 실적 발목을 잡은 곳은 NH투자증권으로, 손 회장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숙제로 떠올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한 1조453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도 17.5% 증가한 1조4004억 원으로 역대 최대 당기순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은 32.5% 증가한 8842억 원, 하나금융은 8.0% 늘어난 9022억 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반면 NH농협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9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NH농협금융과 4대금융이 엇갈린 실적 흐름은 비은행 부문에서 엇갈렸다. 특히 NH농협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NH투자증권의 부진이 뼈아팠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10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207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던 전년 동기보다 60.3% 감소한 수치다. 전 분기(1890억 원)보다도 45.8% 감소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2분기(2704억 원) 이후 3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9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실적 부진으로 NH투자증권이 그룹 내 기여한 비중도 큰 폭으로 내려갔다. 올해 1분기 농협금융 순이익에서 NH투자증권이 기여한 비중은 8.1%로 지난해 1분기(19%)보다 10.9%포인트 하락했다.

NH투자증권 측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와 금리인상 등에 따른 국내외 투자환경 악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가 손병환 회장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의 부진으로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4.5%에서 올해 1분기 27.3%로 7.2%포인트 낮아졌다.

그동안 손병환 회장은 범농협의 수익센터로서 역할을 위해 모든 계열사의 균형 있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사를 통해 "농협금융의 모든 계열사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임직원들의 인적 경쟁력을 키워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손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비중이 큰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증시 하락과 채권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손익이 감소로 NH투자증권의 실적이 하락한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 강화는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4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366억 원)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농협생명은 1.2% 증가한 430억 원, 농협손해보험은 23.4% 늘어난 343억 원을 거뒀다.

js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