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날이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펀드 순자산 규모는 831조9000억 원에 달합니다. 전년 말보다도 111조7000억 원(15.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519조8000억 원 수준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나서며 몸집을 불리는 추인데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사모펀드 소식을 <더팩트> 취재진이 추렸습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윤정원 기자] 세계 최초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을 표방해온 뮤직카우에 금융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다만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대표 곽동걸)는 뮤직카우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뮤직카우 '증권업' 지정에도…음원 IP 매력 여전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에 투자한다. 뮤직카우의 증권성 여부를 두고 금융당국이 제재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1000억 원의 과감한 베팅을 시도했다. 뮤직카우가 발행하는 1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형식이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에서 나오는 수익을 받을 권리를 사고파는 플랫폼이다. 2017년 7월 베타서비스를 시작으로 2018년 8월 첫 공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누적 회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일 정례회의를 열고 뮤직카우에서 판매하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상품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조치를 의결했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저작권료 청구권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므로 기존의 증권과 유사하다는 것이 증선위의 판단이다. 증선위는 "전문가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논의에서도, 위원 10인 중 10인 모두가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위험 요소가 존재함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뮤직카우에 투자 한 데는 음원 IP(지식재산권)라는 또 다른 투자 포인트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음원 IP는 인접권, 저작권, 실연권 등 양수도가 가능한 권리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PI첨단소재 인수 후보군 5곳으로 압축
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대표 이상호)와 매각 주관사 JP모간은 PI첨단소재 인수 후보군을 롯데케미칼, KCC글라스, 프랑스 알키마, 독일 솔베이, 베어링 PEA 등 5곳으로 압축했다. 매각 측은 실사 기간을 내달 말까지로 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PI첨단소재 지분 54%다. 매각 측은 지분 54%에 대해 1조 원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다. PI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은 1조4000억 원대다.
PI첨단소재의 전신은 2008년 설립된 SKC코오롱PI다. 당시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각사 PI필름사업부를 떼어내 50 대 50 지분율로 합작사를 세웠다. 2020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분 54%를 약 6070억원에 인수한 뒤 SKC코오롱PI에서 PI첨단소재로 사명을 바꿨다.
PI첨단소재는 글로벌 1위 PI 필름 회사다. PI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화학 소재다. 범용 플라스틱에 비해 내열성과 절연성이 매우 높다. 극한과 초고온에서 변형이 없고 철과 강도가 동일한 데도 무게는 약 10분의 1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절연용 필름, 전기차 모터용 바니시 등 전기차 관련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PI첨단소재는 스마트폰과 반도체용 PI필름을 주로 생산하며 고온과 저온을 모두 견디는 최첨단 고기능성 소재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019억 원, 영업이익 75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증권업계는 올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센트로이드 8000억 원 규모 미국 골프장 인수 추진
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대표 정진혁)가 8500억 원 규모 미국 골프장 인수를 추진한다. 지난해 신생 운용사로서 2조 원 몸값의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데 이어 또 한 번 빅 딜에 나서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IB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콘서트골프파트너스(concert golf partners)가 미 전역 25개 골프장을 묶어 파는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콘서트골프파트너스의 대주주는 글로벌 PEF운용사 블랙스톤이다. 매각가는 약 7억불(85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입찰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미국계 PE와 협상하며 공동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출을 통해 북미 지역 네트워크를 다져온 글로벌세아 등과도 투자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계기로 골프 관련 연관 업종을 추가로 투자해 플랫폼화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약 2조 원에 인수한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이 1년 만에 2배 오른 26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000억 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도 4조 원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