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힘주던 기업들, '지구의 날' 너도나도 "그린 경영 실천" 강조


"ESG 경영 본격화 시점…'지구의 날' 챙기는 기업 확대"

삼성전자는 해양 폐기물 소재를 모바일 제품에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인도양 해안에 버려진 폐어망. /삼성전자 제공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22일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제정된 '지구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자사 '그린 경영' 활동을 적극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경영 활동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의 일환으로 다양한 방식의 '그린 경영' 실천 사례를 제시하는 기업들이 대폭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8시부터 10분간 경기 수원시가 진행하는 '지구의 날' 소등 행사에 참여한다. '지구의 날'은 지난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 유출 사고 이후, 1970년 4월 22일 지구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지정된 기념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삼성 관계사들은 '지구의 날'을 맞아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소등 행사를 이날 오후 8시부터 10분 동안 상일동 본사 사옥과 각 현장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은 ESG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친환경 비전 '지구를 위한 갤럭시'를 제시한 상태다. 이번 '지구의 날'을 앞두고 이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와 '갤럭시탭S8' 시리즈에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으며, 이러한 소재 적용을 모바일 전 제품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 적용 △제품 패키지에서 플라스틱 소재 제거 △모든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 전력 제로화 △전 세계 MX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한 매립 폐기물 제로화 등이 목표다. '지구의 날' 캠페인으로는 11개 관계사가 국내 39개 사업장에서 오는 29일까지 임직원 대상 폐휴대전화 수거 활동을 펼친다.

지난해 '지구의 날'을 맞아 방탄소년단과 함께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특별 영상을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던 현대자동차(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월드컵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카타르 주요 5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FIFA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발표한 △전동화 △수소 사업 시너지 △사업장 탄소중립 △부품 공급망 탄소중립 유도 △사회적 탄소 감축 활동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5대 핵심 영역 가운데 '사회적 탄소 감축 활동'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설명이다. '지구의 날'인 이날부터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앞장서겠다는 의미가 담긴 '세기의 골' 캠페인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기의 골' 캠페인은 전 세계인의 축구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화합의 순수한 가치에서 영감을 받은 캠페인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연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지구의 건강을 위해 탄소중립 실현 등의 노력이 중요한 때인 만큼 인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구의 날을 맞아 태양의 숲 9호 조성을 마무리했다. /한화그룹 제공

국내 주요 기업 중 ESG 경영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이번 '지구의 날'을 앞두고서도 핵심 경영진이 직접 나서 지구의 소중함을 느끼자는 의미를 강하게 전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11일 신입사원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 일대에서 '산해진미 플로깅' 봉사활동을 펼치며 "순환경제는 폐플라스틱 등 쓰레기 분리배출과 같이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 플로깅을 비롯한 실천적 ESG 활동을 통해 순환경제 확대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산해진미는 '산(山)과 바다(海)를 참(眞) 아름답게(美) 만들자'는 의미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8일부터 2주간을 '산해진미 플로깅 위크'로 정하고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플로깅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구의 날'을 맞아 지난 22일 '태양의 숲' 9호 조성을 마무리했다. '태양의 숲'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친환경 숲을 조성하는 한화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한화그룹은 지난 2012년 몽골 토진나르스 사막화 방지 숲을 시작으로 중국, 한국 등에 지금까지 총 8개의 숲을 조성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약 138만㎡의 면적(여의도 면적의 약 4.8배)에 달한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월드가 '지구의 날'을 맞아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6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친환경 여행용품을 판매하는 '온리원 얼스키트' 펀딩을 진행하고, 오는 30일까지 걸음 기부 앱인 '빅워크'와 친환경 캠페인 '에코 실천 활동 인증 챌린지'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통 분야에서는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지구의 날'을 맞아 광주천 환경 가꾸기 정화 활동을 실시했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최초로 '그린스타' 인증을 획득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날부터 친환경 콘셉트의 식탁 김 상품을 판매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유통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이날 영상 제작을 통해 환경 문제를 알리는 '에코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을 위해 환경재단에 기부금 4억 원을 전달했다. CJ제일제당은 고객이 직접 돌려보낸 햇반 용기를 활용해 친환경 가습기를 만드는 임직원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오비맥주는 '나와 지구를 위한 에코 한 끼 쿠킹플래스', 홈플러스와 SKC는 친환경 소비문화를 확산하는 '클린어스', 애경산업은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 캠페인을 각각 진행하는 등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탄소 감축 활동을 펼쳤다. 무신사는 이날 '지구의 날'에 맞춰 효성티앤씨의 리싸이클 섬유 '리젠'으로 만든 티셔츠와 양말을 출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지구의 날'은 ESG 경영을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려 '그린 경영' 실천 사례를 소개하려는 기업들이 대폭 늘어난 모습"이라며 "친환경은 이제 단순히 사회 공헌 활동이 아니라 사업적, 나아가 기업 생존 영역으로 깊게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