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철수' 의사를 밝힌 지 1년이 지났다. 현재 씨티은행은 조직을 슬림화하고 부서를 통합하는 등 완전한 소비자금융 철수 막바지에 돌입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금융그룹을 3그룹30본부 체제에서 3그룹25본부체제로 바꿨다. 사업철수와 내부인력의 감소로 9개 본부가 4개 본부로 통합했다는 것이 씨티은행 측 설명이다.
예·적금과 투자, 방카슈랑스 등등의 업무를 나눠보던 부서는 수신부서 1개로 통합됐으며, 리테일영업점영업본부, WM센터영업본부, 여신센터영업본부도 기능에 따라 2개 본부로 나눠 편제했다.
다만 소비자금융그룹 자체는 없애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 발렌틴 발데라바노 부행장(소비자금융그룹 총괄)도 직책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위함이다.
앞서 씨티은행의 본사인 씨티그룹은 지난해 4월 15일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단순화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사업 출구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1967년 국내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해 씨티은행이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당초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매각을 중점적으로 추진했지만, 매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단계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 2월 15일부터는 예금, 대출 등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다만, 다만, 기존 대출 고객들은 오는 2026년까지 만기를 연장할 수 있게 했으며, 대출 만기에 따른 연장은 은행이 정한 심사 기준에 따라 오는 2026년 말까지 향후 5년간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씨티은행은 대규모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직원 약 3500명 중 1100여명의 희망퇴직을 1차로 승인한 이후 3차례에 걸쳐 추가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소속부서에 따라 실제 회사를 떠나는 시점은 다르지만, 이달 중 희망퇴직 작업 대부분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약 60%에 해당하는 2100여명이다. 씨티은행이 이들에게 지급한 퇴직금은 1조1920억 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퇴직금은 6억 원을 넘어선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아직 씨티은행을 이용하고 계신 고객들이 있다"며 "이용자(고객) 보호를 위해 현재로서는 조직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닌 축소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금융부문이 언제쯤 완전히 철수될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