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한예주 기자]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KB금융지주에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 사업 철수를 촉구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다 사은품과 원가 이하 요금할인을 제공, 시장 혼탁을 야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KB금융그룹 거래 거부 운동 등 집단행동까지 예고했다.
KMDA는 14일 윤종규 KB금융 회장에게 "금권 마케팅을 통한 중소유통망 가입자 뺏기를 즉각 중단하고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해달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KMDA는 "이동통신 매장들은 알뜰폰 사업자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려고 했으나 알뜰폰 사업자들, 특히 KB국민은행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막대한 요금할인을 고객들에게 상시 제공하고 파격적인 사은품을 주면서 중소 대리점이 어렵게 모집한 가입자들을 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KMDA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현재 도매대가 3만3000원인 음성·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24개월간 최저 2만2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반면 중소 대리점은 비슷한 요금제를 4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어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리브엠이 아이폰13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매한 고객에게 최대 22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도 "당시 국정감사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방송통신위원회 가이드라인 위반이라고 지적을 당했음에도 리브엠은 통신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판매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중소 유통업체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리브엠과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MDA는 KB리브엠이 충분한 마케팅 재원을 바탕으로 '약탈적 할인 공세를 펼치면서 영세 대리점·판매점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으로 소수 대기업 계열사가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과점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MDA는 KB금융에 불공정 경쟁 행위 즉각 중단과 내년 금융규제 샌드박스 종료 시점에 사업을 중단하고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본사 항의 방문 및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KMDA는 "KB금융과 국민은행 입장에서 통신 사업은 미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고려하는 수많은 옵션 중 하나이지만, 중소 유통업체와 직원들에게 통신 사업은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