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희종 낙농진흥회장이 사퇴하며 정부가 추진 중인 낙농제도 개편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7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최희종 낙농진흥회장이 사퇴했다.

낙농진흥회는 최 회장의 사퇴 이유에 대해 '개인 건강문제'라고 밝혔으나 일각에선 최 회장이 낙농가와 정부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심적 압박을 견디다 못해 사퇴를 택한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현재 국내 원유 가격은 우유와 유제품의 수급 조절을 목적으로 설립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의 원유 가격 결정 체계가 우윳값을 끌어올리기만 한다고 보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낙농가들을 대변하는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농가 소득 감소 우려를 이유로 정부안에 반발하고 있다. 낙농가 측 대표들은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개편 방안을 논의하려는 정부 측 요구를 번번이 거절하는 등 이사회에 불참해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이사회 개의 조건에 관한 정관의 인가를 철회하는 행정처분에 나섰다. 또한 지난달 말 유업계 측 이사 4명과 함께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번 이사회 소집 시 정부와 유업체 측이 즉시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통과시킬 수 있다. 관련 정관 철회로 개의 조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최 회장의 사퇴가 이뤄지며 정부의 우윳값 체계 개편 작업이 당분간 표류하게 됐다. 낙농진흥회 정관상 이사회의 3분의 1 이상이 요구함에 따라 회장이 이사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소집 권한을 지닌 회장이 돌연 직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낙농회 정관상 회장직이 공석일 경우 이사회 소집 등 법인 사무를 전무가 대행하게 돼있지만 절차상 개편안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낙농가 단체에선 이번 최 회장의 사퇴를 두고 정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처사라며 성토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업계와 결탁해 낙농진흥회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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