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MZ세대' 잡고 '충성도'까지 잡을까…럭셔리 강화 '올인'


럭셔리 강화 집중 판교점 에르메스, 국내 최대 규모로 하반기 오픈 예정…샤넬도 논의 중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오픈한다. 현재 매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픈 예정일은 하반기다. 에르메스가 경기권 백화점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팩트DB

[더팩트│최수진 기자] 지난해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집중한 현대백화점이 올해는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력 강화에 집중한다. 특히, 매출 개선 속도가 높은 점포를 중심으로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권에 있는 판교점과 여의도 상권의 더현대 서울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이 강남 점포 다음으로 가장 신경을 쓰는 곳으로, 올해 럭셔리화에 맞춘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 명품 라인업 강화…경기권 최초의 '에루샤' 확보 점포 만들까

5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오픈한다. 현재 매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픈 예정일은 하반기다. 에르메스가 경기권 백화점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대백화점의 MD(상품기획)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간 판교점에서 MZ세대 맞춤형 전략을 펼치며 고객을 확보한 현대백화점이 이번에는 상품력을 강화해 이들의 로열티(충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충성도는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실적을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르메스 오픈 이후 샤넬 입점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샤넬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샤넬까지 입점하게 된다면 판교점은 경기권 최초의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확보 점포가 된다.

이를 통해 실적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0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판교점은 지난해 매출 1조2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3년 내로 2조 원 돌파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점은 현대백화점이 본점, 무역센터점 등 강남상권에 있는 점포 다음으로 가장 공을 들이는 점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인근 백화점 점포 가운데 가장 최근에 오픈한 점포인 만큼 분위기가 좋다"며 "현대백화점이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기도 하다. 직접 가보면 얼마나 잘해놨는지 체감이 가능하다. 인근에 있는 신세계 경기점이나 롯데 분당점은 이제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다. 경기권 고객들은 판교 백화점 하면 현대백화점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신규 개관한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을 중심으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매장의 매출 개선 속도가 타 점포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더팩트 DB

◆ 강남권 아니어도 잘 된다…현대백화점, 올해 전략은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신규 개관한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을 중심으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매장의 매출 개선 속도가 타 점포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2015년 오픈한 판교점은 5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최단기간 매출 1조 원을 기록한 점포가 됐다. 지난해 오픈한 더현대 서울 역시 에루샤 매장 없이도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 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개점 첫해 매출 신기록을 달성한 점포가 됐다.

이는 MZ세대 맞춤형 전략을 내세운 결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을 중심으로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30대 이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클럽 YP 라운지'를 열어 관심을 받았다.

또한, 판교점과 더현대서울 등에서는 스포티앤리치·디스이즈네버댓·JW앤더슨 등 30여 개 국내외 스트릿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스케이트보드·리빙 소품 등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50여 브랜드가 총망라된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PEER)'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올해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 입점을 시도한다. 판교점에서 에르메스, 샤넬 등 초고가 명품을 유치하기 위해 나선다면 더현대 서울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 30여 개의 힙한 브랜드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연간 매출을 4조~4조1000억 원, 영업이익을 3000억~31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2.0%, 13.5% 늘어나게 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까지 기존점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양호한성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상품이 고마진 상품인 국내 패션이라는 점에서 1분기에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 당분간 백화점 채널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백화점 채널이 고가의 사치품 매출 비중이 더 상승하면서 오히려 물가 상승의 수혜 채널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현대백화점 매출액은 본점과 판교, 무역센터 등 대형점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더현대는 전년 대비 40% 성장하며 전체 성장률은 8~9% 정도가 된다. 지난 1월 백화점 매출도 약 25%로 시장 평균을 유지했는데 상위점은 40%에 가까운 성장성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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