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 무신사, 티셔츠 가품 논란 마침표…신뢰도 치명타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네이버 손자회사이자 리셀 1위 플랫폼 '크림'과 국내 1위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갈등이었습니다. 이들의 진실공방이 크림의 승리로 끝날 것 같다는데요. 자세한 내용 들어볼까요.
-크림이 무신사와 대립하면서 두 달간 이어진 '에센셜 티셔츠'의 진가품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일 크림은 자사 홈페이지에 '에센셜 티셔츠 최종 안내'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이번 논란으로 리셀 사업을 진행하는 크림의 신뢰도까지 영향을 받자 브랜드 본사가 직접 확인을 요청했다는 내용입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발매가 40달러(약 4만8000원)짜리 에센셜 티셔츠로, 무신사는 '정품 프리미엄'을 내세워 10만 원대에 해당 제품을 판매했잖아요.
-에센셜 브랜드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은 무신사가 판 에센셜 제품이 가품이라고 공식 밝혔습니다. 피어오브갓 측이 보낸 서신에는 "나, 제프 라자로는 피어오브갓의 생산총괄 부사장으로서 정품과 가품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 크림사의 의뢰로 티셔츠 2장을 조사했고, 그 결과 이 제품들은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적혀있습니다.
이 서한은 제프 라자로 부사장 명의로 발송됐으며, 그는 "제가 아는 한 이 서한에 적힌 모든 정보와 내용은 2022년 3월 10일 기준으로 진실되고 정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무신사 측은 줄곧 '정품이 맞다'는 주장을 이어오지 않았나요?
-네. 그래서 무신사에는 더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무신사는 해당 브랜드가 아니면 진가품 판정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해서 크림 측의 반발을 샀었죠. 2월 무신사는 "상품에 대한 정·가품 판정은 상표법상 브랜드 제조사의 고유 권한"이라면서 "리셀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에는 해당 상품을 가품으로 판정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무신사의 발언은 크림이 브랜드 측에 검수를 요청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 피어오브갓이 공식으로 무신사가 판매한 제품에 대해 '가품'이라는 결론을 내놨으니 더이상 정품이라는 주장을 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여론도 달라졌다지요.
-여론은 크림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두 달 전과는 상반된 모습인데요.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크림이 근거 없이 악의로 무신사를 비방한다며 무신사를 지지한다는 글이 다수 게재됐죠. 그런데 지금은 무신사가 소비자를 속이며 가품 장사를 해온 것이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의 시각은 어떤가요
-우선 두 가지입니다. 무신사 역시 공식 유통사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시각과 정가품 판별 능력이 부족해 벌어진 소동이라는 시각입니다. 무신사는 에센셜 공식 판매처인 '팍선'이 확보한 100% 정품이라고 하며, 팍선이 이를 증명해줬다고 주장했는데, 결국 무신사도 피해자가 아니냐는 시각입니다. 그러면서도 정가품 판별 능력이 부족해 이번 논란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소비자 피해까지 일으킨 무신사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요.
-어찌 됐건 결국엔 무신사의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무신사는 조만호 무신사 의장이 2003년 온라인 커뮤니티 '무신사닷컴'을 만들며 시작한 기업입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2조3000억 원으로, 국내 1위 패션플랫폼으로 부상했죠. 무신사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가품 논란으로 '무신사 부티크' 사업부문에는 차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무신사 부티크는 지난해 6월 시작한 것으로, 무신사가 자체 엄선한 글로벌 유명 럭셔리 브랜드 정품을 만나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100% 정품 상품만을 선보이며, 무신사가 정품임을 보증하는 인증서와 보안 실을 동봉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는데 결국, 이번 사태로 짝퉁을 판매했다는 오명을 남기게 됐습니다.
-무신사가 크림에 대한 법적대응도 시사하지 않았나요?
-무신사는 크림이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피해를 입혔다며 모든 법 조치를 하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민형사 소송 등 모슨 수단을 동원해서 억울함을 풀겠다는 주장이었죠. 특히, 당시 무신사는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도 에센셜 티셔츠와 관련해 악의적인 내용을 공유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무신사가 가품을 팔았다는 결과가 나오니 소비자들은 더욱 황당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무신사는 결국 1일 "에센셜 상품을 구매해 불편을 겪으신 모든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는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와 협업해 정품 감정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사과했는데요.
-신뢰도가 무너지며 망신살이 뻗친 무신사가 이번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쌍용차 인수 불발에 상장폐지 위기 '첩첩산중'...에디슨EV 운명은?
-이번에는 증권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번주 에디슨EV가 거래 정지에 들어가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면서요?
-네. 상황을 요약하자면 에디슨EV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쌍용차 인수 계약과 관련한 소송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몰렸고, 뒤늦게 거래가 정지된 것인데요. 지난달 29일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에디슨EV에 감사의견 '비적정'과 관련, 사실여부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에디슨EV의 감사인인 삼화회계법인은 '의견 거절'이 나타난 감사보고서를 공시했죠. 이후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히며 에디슨EV의 주식매매 거래 정지에 들어갔습니다.
-거래정지 직전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발이 묶인 투자자들이 더 많아졌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맞습니다. 거래정지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1만 원으로 시작한 에디슨EV는 장 초반 전날에 비해 28.82% 하락한 8720원까지 추락했다가 장 후반에는 21.63% 상승한 1만4900원까지 올라왔습니다. 변동폭이 66%를 넘으면서 거래대금은 시가총액인 3352억 원을 넘어서 4100억 원대를 넘나들었습니다.
-이날 매수세가 왜 이렇게 갑자기 몰린거죠?
-말씀드린 것처럼 쌍용차 인수 계약과 관련해 에디슨 측이 소송에 나선다는 소식이 투심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앞서 에디슨EV의 모회사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나서기로 했으나 계약금으로 지급한 305억 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 원 지급에 실패하며 계약이 자동 해지됐습니다. 그러나 에디슨 측이 쌍용차 인수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해 효력 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에 나선다는 공시를 냈는데요, 이 과정에서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가처분 신청 소식에 따라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게 아니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투심이 강해진 것입니다.
-발이 묶인 투자자들이 노심초사할 것 같은데요. 향후 에디슨EV의 거래 재개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요?
-우선 에디슨EV의 거래정지 기간은 코스닥시장본부의 상장폐지 여부가 판가름날 때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최악의 경우 이대로 에디슨EV의 상장폐지로 이어져 발이 묶인 투자자들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에디슨EV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상폐 결정 시 에디슨EV는 이의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기업은 기업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영업일 기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거래소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추진 과정에서 에디슨EV 대주주의 주식 처분에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심층 분석에 들어간 상태기에 이후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