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정문경 기자] 한국지엠이 5m가 훌쩍 넘는 풀사이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쉐보레 '타호'를 국내에 선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SUV인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와 비교해도 전장이 370mm 큰 국내에서 '가장 큰 SUV'이다. 크고, 웅장한 미국감성이 물씬 풍기는 타호가 프리미엄 패밀리카로서 다둥이 엄마, 아빠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타호의 가격은 두개의 트림으로 △하이컨트리 9253만 원 △다크 나이트 스페셜 에디션 9363만 원으로 출시된다. 경쟁 모델인 포드 익스페디션(8240만 원)과 비교하면 약 1000만 원이 비싸고, '형제 차'인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1억5357만~1억6357만 원)'에 비해서 6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국내에 가성비 으뜸인 차량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카니발과 비교한다면 가성비 면에서는 따라잡기 힘들다.
지난 28일 양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한국지엠 미디어 드라이빙 캠프에서 타호를 타봤다.
외형면에서 타호는 전장 5350㎜, 전폭 2060㎜, 전고 1925㎜의 크기에 22인치에 달하는 휠을 장착한 7인승 풀사이즈 SUV다. 국내에서는 미국에서 브랜드 최고 등급인 '하이컨트리' 트림만 판매한다.
이전 세대 모델보다 125㎜ 길어진 3071㎜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각각 1067㎜와 886㎜의 2열과 3열 레그룸을 제공한다. 휠베이스가 국내 SUV 중 가장 긴 편이기 때문에 어딜 앉아도 공간이 넉넉하다. 1열은 물론 2열도 독립시트로 구성됐기 때문에 어떤 자세든 편하게 앉을 수 있다.
2·3열 시트를 접자 성인 2~3명이 거뜬히 누울 수 있을 정도의 널찍한 실내 공간이 나타났다. 타호의 기본 적재 공간은 722L로, 2·3열을 모두 접으면 적재 공간은 3480L에 이른다. 차박 뿐 아니라 다양한 캠핑·레저용 장비를 싣고도 남을 만한 충분한 공간이다.
2·3열 시트는 트렁크 안쪽 버튼으로 전동 폴딩이 가능하다. 2열 시트의 경우 버튼을 한번더 누르면 1열 방향으로 젖힐 수 있다. 3열로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기능이다.
1열에는 12인치 LCD 클러스터와 15인치 대형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장착돼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센터페시아에는 10.2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 적용으로, 첨단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케이블 연결 없이 무선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1열 헤드레스트 뒤에는 HDMI 포트 2개,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 2개를 지원하는 12.6인치 듀얼 터치 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됐고, IP 및 콘솔내부 뿐만 아니라, 2열과 3열을 포함한 8개의 A&C타입 USB 포트를 적용해 장거리 이동에도 각 좌석마다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타호에 올라탔다. 2m에 달하는 높은 전고의 영향으로 운전석에 착좌했을 때 시트포지션이 일반 SUV보다도 높게 느껴졌다. 대형 RV(레저용차랑) 혹은 미니밴과 같은 높은 시야를 느꼈다. 전장도 크다보니 일반도로에서 진입하고, 움직일 때 보폭이 크게 느껴졌다.
덩치가 크고, 보폭이 큰 차임에도 주행 질감은 매우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타호는 작은 엔진음과 함께 안정적으로 속도를 냈다. 타호에는 6.2L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대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의 성능을 낸다.
육중한 무게를 가졌음에도 시속 100km이 넘는 속도까지도 부드럽게 올라갔고, 고속에서도 안정감을 주는 주행이었다.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노면에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에어서스펜션이 웬만한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해주면서 정숙하게 달렸다. 타호에는 진동과 롤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차량을 최적화하는 '마크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능이 탑재됐다.
차체가 큰 만큼 연비는 복합 기준 6.4㎞/L(고속 7.6㎞/L·도심 5.7㎞/L)로 우수하지 않은 편이다.
왼쪽으로 차선변경을 하려하자 왼쪽 허벅지에 진동이 느껴졌다. 진동으로 후방 차량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햅틱 경고 시스템이 작동했다.
편의사양도 다양하다. 어댑티크 크루즈,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360도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등이 있고, 2열 콘솔, 트렁크 부분에는 외부 전원을 뽑아쓸 수 있는 220V 플러그가 들어갔다.
이날 시승 행사에서는 약 3㎞의 오프로드 코스와 1㎞가량의 트레일링 코스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울퉁불퉁한 오르막길로 이뤄진 오프로드 코스에서 차고를 20㎜가량 높이자 타호는 균형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올라갔다. 타호는 오프로드 주행 모드로 설정하면 차고를 최소 25㎜에서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설정한 속도에 맞게 안전하게 내려갔다. 운전자는 방향만 잡고, 힐 디센트 컨트롤 제한 속도를 조절하며 편리하게 내려 갈 수 있다.
트레일링 코스는 차체의 길이 보다 약 1.5배 길고, 무게는 3t에 달하는 캠핑 트레일러를 견인해서 돌아오는 구간이었다. 무거운 캠핑 트레일러를 장착하고 오르막길, 회전 구간을 돌면서도 트레일러를 장착했나 싶은 의심이 들 정도로 트레일러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프레임 바디를 채택한 타호는 견인력이 상당하다. 최대 3402㎏까지 견인이 가능하다. 타호는 트레일링 모드로 설정하면 후면 카메라가 활성화돼 장착에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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